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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아카데미 시상식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엠마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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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단상 위에 선 사람들이 '무대'에서가 아니라 실제로는 어떤 관계인지 혹은 서로에 대해 안면이 있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그건 그럴 수 있고 그럴 수밖에 없다. 아니, 안다고 하는 건 거의 절대적으로 착각이다. 온라인 공간에는 특정 연예인에 대해 이 사람은 행실이 어떻고 어디서 무슨 발언을 했고 촬영 현장에서 무슨 행동을 했고 하는, 다 안다는 듯한 발언들로 넘쳐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가장 쓸데없는 이야기 혹은 하나마나 한 이야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연예인/유명인의 "인성"이나 "정치관"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다. 1번. 뭘 안다고?촬영장에서 어땠다더라. 특정한 시상식에서 어떠한 발언을 했다더라. 카더라로 만나본 적도 없는 특정한 사람의 특정한 성격이나 가치관을 재단하는 건 반드시 오류를 내포한다. 수많은 문인들이 말하듯 우리는 그들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말해야만 한다. 함부로 아는 척하는 건 폭력이다. 2번. 그래서 뭐? 그 사람들은 연기력이든 가창력이든 "자기 재능"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대중의 관심"으로 먹고 산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 그렇다 해서 마치 자신들이 절대 권력을 가진 "소비자"인 것처럼 그들에게 무슨 말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오만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그런 식으로 단순하게 규정되지 않는다.
 
나름의 판단 근거를 가지고 특정한 콘텐츠, 특정한 연예인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소위 '테일러 스위프트 전용기 논란'처럼 온라인상 일부 이야기가 마치 전체인 것처럼 치부해버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별도의 글에서 보충해야겠지만 약간의 건너뜀을 감수하고, 이런 현상이 내게는 "취존(취향존중)"을 외치면서 정작 기자나 평론가의 특정 영화에 대한 코멘트나 리뷰에 대해 공격하는 일부 온라인 공간의 사람들의 행태와 조금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것 역시 여러 차례 이야기 해왔던 것이라 여기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겠다. 어떤 영화인의 특정한 한 가지 언행에는 단 한 가지의 판단된 맥락만 있어야 하나? 마치 그 시상식 장면의 일부 잘려나간 맥락을 두고 "그 사람은 인종차별주의자야"라고 말하는 건, 내게는 유튜브 쇼츠에 나온 어떤 드라마의 특정 장면, 특정 대사를 두고 "드라마 작가의 수준이 어떻다"라고 말하는 것과 아무것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취향 존중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은 정작 자신과 다른 관객들 그리고 기자/평론가들의 평가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존중도 행하지 않는다. (...)

 

https://brunch.co.kr/@cosmos-j/1560

 

짧은 시상식 순간으로 누군가를 쉽게 낙인찍는 일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며 | 들어가며: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를 설득할 생각 같은 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아무 뉴스 채널 유튜브 댓글만 몇 개 봐도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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