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영화 연재

[1인분 영화] ‘올드 가드’ – 죽지 않을 수 있는 삶 (하) (2020.07.27.)

cosmos-j 2020. 7. 2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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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목을 언급한 건 ‘앤디’가 ‘나일’의 존재를 안 순간 “왜 하필 지금…”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 ‘지금’이라는 건 수백 년을 은둔하고 감춰온 자신들의 불사의 능력이 누군가에게 발각되어 쫓기게 되는 시점을 말하며 이때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일’의 존재 역시 그 자체로 자신들은 물론 ‘나일’에게까지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올드 가드>의 매력이 이런 것들에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주 외롭고 고독하고 ‘일’을 할 때를 제외하면 거의 혼자서만 은밀하게 지내는 ‘앤디’와 인물들이 사실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몇 안 되는 동료들의 안전과 안녕을 아주 염려하고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요. 결국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냉혹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유대감을 동시에 지닌 이 매력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있나요.

‘나일’을 처음 데려온 ‘앤디’는 그에게 일부러 혹독하게 대합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꿈이나 최면이 아니라 진짜임을 경험시키기 위해 망설임 없이 머리에 총을 쏘고, 이것이 운명임을 납득시키기 위해 격투 끝에 팔과 다리를 부러뜨립니다. 눈앞에서 치유 능력을 보게 만들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고, 가족에게 연락을 하고 돌아가려 하는 ‘나일’에게 이 순간부터 그런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현실에는 있을 수 없거나 불가능한 온갖 설정과 장면들을 수없이 봤지만, 이 ‘수 천 년의 고독’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어요.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7월호 열두 번째 글은 '죽지 않을 수 있는 삶'(하)이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 영화 <올드 가드>에 관해 이어지는 글을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8월호 구독자 모집은 7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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