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82년생 김지영]과 그 영화화에 대한 쓸모없는 반감들
브런치에 쓴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의 글이 어제 종일 다음 PC웹 메인에 떠 있었던 덕분에 계속 조회수 푸시 알림이 와서 평소 잘 보지도 않는 포털 메인을 보게 됐는데, 내 글 바로 위에 정유미 배우의 <82년생 김지영> 캐스팅 소식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영화의 원작이 된) 소설을 '읽어봤'다는 이유로 온갖 욕을 다 먹었던 아이린 때와 단 한톨도 다르지 않은 문자 배설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자극에 무뎌지고 공감에 인색해지는 사람들. 말(글)은 생각해서 하는(쓰는) 것이다. '믿고 거른다', '실망이다' 같은 가벼운 말들의 사이에는 그 어떤 정리나 공감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는다. ('믿고 거른다'라는 이들은 그 순간 자신들이 걸러지고 있다는 걸 모를 것이다.) 그들이 오프라인 대중 전체의 메시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행동한답시고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생각할 의지와 가치조차 없는 문자들을 뉴스 기사며 소셜미디어 계정에 댓글로 쓰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들 중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뭐라도 쓰는' 사람은 소수일 테다.)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나와는 다른 사고나 취향에 조금 더 너그러워지는 일. 분야와 연배를 막론하고 모든 인생의 선배와 선생들이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다. 악플을 생산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들이 나는 언젠가, 지금 그러할 것처럼 더 뒤처지고 도태되기를 바란다. 문화와 예술이 아무리 무용한 것처럼 오해되어도, 한낱 질 낮은 댓글보다 그 쓸모가 없을 일은 결코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들 중에는 저 [82년생 김지영]을 진짜로 읽은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중혁 작가는 이 책에서 포털의 댓글을 보는 일이 재미없어지는 이유는 너무 한치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다 똑같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나는 셀러브리티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많이 팔로우해두는 편은 아닌데, 기사를 읽다가 조용히 정유미 배우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다. (2018.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