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밖에서

디즈니 실사 영화 ‘크루엘라’(2021)

cosmos-j 2021. 6. 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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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각 <크루엘라>

- 라라랜드 엠마 스톤이 흑화했습니다. 디즈니 악당 캐릭터 크루엘라의 실사영화인데 영화 '101마리 달마시안'의 스핀오프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번 영화에서는 크루엘라 드 빌의 리즈 시절을 다뤘습니다.

- 네, 말씀해주신 것처럼 1961년작인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의 실사화인 듯하지만 단지 그 애니를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원작에서 주요 악역인 ‘크루엘라‘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고 제작은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확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중간에 감독도 바뀌고 그랬고요.
생각나는 작품은 디즈니 실사 영화 중에서도 <말레피센트> 같은 경우입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악역인 ‘말레피센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고 안젤리나 졸리가 이 역할을 맡았었죠. 2014년에 나왔는데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꽤 성공해서, 2019년에 2편이 개봉하기도 했었습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프로젝트, 이른바 ‘Disney Live Action Re-Imaginings’라 부르는 일련의 실사화 작업이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가 시작으로 볼 수 있는데, 특히 올해가 TV시리즈를 포함한 여러 디즈니 라인업이 (마블 포함)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이 2021년작 <크루엘라>가 앞으로의 디즈니의 라인업에 있어 어떤 영향을 줄지 눈여겨볼 만한 부분입니다.

- 네, 디즈니에서 악역을 다룬 몇 안 되는 작품인데, 저는 자꾸 <조커> 생각이 나더라고요. 디즈니판 조커?? 뭔가 어울리진 않지만...어떤 분들은 꼭 DC 확장 유니버스의 할리 퀸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그만큼 잔망스럽고 매력적인 악녀의 이미지가 강해보이는 것 같습니다. 역대급 디즈니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시길 바라겠고요. 영화 줄거리 먼저 보시죠

1. 크루엘라는 어떤 캐릭터?

- 요즘 애들 크루엘라는 잘 모를 수도 있어. 디즈니만화동산 덕후였습니다 제가. 일요일 7시는 국룰이죠. 저는 어릴 적에 다른 애들이 포켓몬 볼 때도 디즈니 봤었거든요.
어쨌든 크루엘라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 속 강아지들을 위협하는 악역입니다. 잔인하다를 뜻하는 Cruel에 여성 이름인 Ella를 합친건데, 악마를 뜻하는 Devil을 이용한 언어유희도 재미있어요. 프랑스 귀족 이름에 de가 중간에 들어간다는 데에서 착안한 거죠.

- 우르슬라(인어공주)라든지 스카(라이온 킹), 개스톤(미녀와 야수), 하데스(헤라클레스) 등 디즈니 악역 캐릭터는 꽤 유서가 깊죠. 특색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자 하고 특히 주인공을 비롯한 다른 캐릭터를 시기하며 권선징악의 상징처럼 끔찍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든지 하죠. <라이온 킹>의 스카처럼요. 크루엘라 드 빌 역시 딱 봐도 악역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말투라든지, 다른 인물을 대하는 태도 이런 면에서 그 특색이 두드러지는데 이번 작품은 실사화를 거치면서 배우의 연기와 맞물려 좀 더 풍성한 서사를 다뤄낼 것으로 보입니다.

- 중증(?)의 모피 덕후로 머리카락이 반은 흑발 반은 백발인 초월적인 헤어스타일을 보여주는데 마치 아수라백작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두꺼운 모피 코트를 걸치고 다니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비대해보이지만 잘 보면 비쩍 마른 체형입니다. 그리고 또 엄청난 끽연가예요. 지금 생각하면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쎈언니(?)인데 당시에는 굉장한 센세이션이었죠. 이렇듯 우리의 상상 속에 있는 크루엘라의 이미지라는 것이 있는데, 이 역할을 헐리우드에서 핫한 여배우 엠마 스톤이 맡았다는 것도 정말 독특합니다.

- 아까 잠깐 언급하신 할리 퀸을 연기한 마고 로비의 경우도 그렇고, 오랜 역사와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는 유명한 악역을 당대의 스타가 연기하는 것도 화제성 면에서도 그렇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디즈니의 전략적인 측면도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엠마 스톤이 <크루엘라>에 캐스팅 된 것도 2016년입니다. <라라랜드>가 공개된 해와 같은 연도죠.

2. 원조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

- "난 모피 때문에 살아. 내 신앙이라고"
<101마리 달마시안>에서 크루엘라의 대사인데 지독한 모피 덕후인거죠. 그러다가 달마시안의 점박이 무늬에 반해서 그 가죽으로 모피 코트를 만들기 위해 갓 태어난 달마시안 강아지들을 사려고 한다는 설정입니다.
영화를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등장부터 압도됩니다. 일단 크루엘라가 차를 타고 도착하면 개들이 막 숨어요. 그리고 나서 현관문 실루엣으로 크루엘라를 먼저 보여주거든요. 그녀의 시그니처곡(?)과 함께!
실사영화에서는 이 크루엘라를 아카데미 연기상 단골손님 글렌 클로즈가 연기했었는데 이 연기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여우주여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때 당시엔 몰랐는데 미국 영화 연구소가 선정한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 캐릭터' 3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고 하죠. 재미있는 점은 글렌 클로즈가 개를 매우 아끼는 애견가하고 하네요.

- 네 그만큼 당시 글렌 클로즈의 연기가 ‘크루엘라’라는 캐릭터를 대중화 하는 데에 기여도가 있었다는 뜻이겠죠. 이 캐릭터를 강렬하게 기억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의상일 텐데, 이번 <크루엘라>의 의상 디자이너인 제니 비번(Jenny Beavan)의 인터뷰를 보면 그런 언급이 있습니다. 거기서도 글렌 클로즈의 크루엘라와 엠마 스톤의 크루엘라를 비교해서 언급하는데, 정형화된 블랙 앤 화이트의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재창조 하고자 했다고 해요. 그래서 빨강색이라든가 색상 면에서도 기존의 룩과는 조금 달리 변화를 주고자 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엠마 스톤이 연기를 할 때 기존의 사례를 참고하면서도 거기에 안주하지는 않았을 거란 짐작도 되고요,
또 원래는 아이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지만 실사화를 한다는 건 보다 넓은 관객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죠. 당시의 글렌 클로즈도 그렇고 지금의 엠마 스톤도 그렇고 당대의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 배우지 않습니까, 관객들이 기존의 <크루엘라>와 이번 <크루엘라> 두 작품들을 다 보고 나면 두 배우의 연기를 어떻게 비교하고 기억하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 이번 영화의 배경은 1970년대 런던의 한 의류회사입니다. 12살에 고아가 된 에스텔라가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크루엘라'라는 유명 디자이너로 속여 직장상사와 대립하게 된다는 설정인데요. 여기까지 보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영화에서 사실상의 주인공은 악마, 그러니깐 메릴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였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크루엘라라는 악마를 탄생시킨 주역이 또 디자이너 직장상사잖아요? 이 역할을 엠마 톰슨이 얼마나 감칠맛 나게 살렸을지도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 게다가 두 ‘엠마‘와 ‘엠마’가 영화에서 처음 만나는 거거든요, 두 배우가 합을 맞추는 여러 장면들을 기대하게 되기도 하고, 공개되어 있는 예고편이나 클립들을 보면 크루엘라가 바로 이 바로니스 헬먼의 파티를 망치는 장면이 있어요. 두 연기 신성과 장인이 만나는 이 순간 자체가 영화 팬의 입장에서도 기대감을 더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나 신뢰감을 더하는 엠마 톰슨의 연기는 제가 <남아있는 나날>이라든지 <세이빙 MR. 뱅크스> 같은 여러 작품을 통해서 좋아하기도 하고요.

- 영화 포스터라든지 캘리그라피도 굉장히 감각적이잖아요. 영화 속에서 엠마 스톤이 크루엘라로 변하는 장면도 압권인데,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를 선사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3. 디즈니 악역

- 기존의 디즈니에서의 악당은 여왕이나 마녀, 괴물 등  환상 속 존재이면서도 강렬한 포스를 풍기는 모습이 많았는데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의 경우엔 어찌보면 그냥 일반 사람이에요.
깡마르고 기괴한 머리를 한 이 악당은 여타 디즈니 악역과는 다르게 '찐' 광기가 느껴지는 현실적인 악역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새롭게 조명하게 된 점이 눈에 띕니다.

- 애니메이션에서와 달리 실사 영화에서는 그 자체로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어떤 면을 그려낼 수 있는 장점이 있겠죠. 그냥 사악하고 못된 인물이기만 한 게 아니라 이 캐릭터가, 왜 어떻게 우리가 오늘날 아는 바로 그 캐릭터가 되었을까 하는 그 전사를 궁금하게 여기게 될 때가 많고 또 보통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주인공 시점에서 생각하지 빌런의 사연에 우리가 하나하나 귀를 기울이고 이입하는 건 아니잖아요. 말씀하신 그런 광기 어린 측면이라든지 하는 게 ‘크루엘라‘의 성장 환경에 기인한 것일 수 있고 예를 들어 모피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같은 어쩌면 사소하지만 궁금해할 만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굉장히 시그니처라 할 만한 디즈니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것이겠죠.
-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여왕은 2012년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 나왔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마녀 말레피센트는 아예 단독 영화가 2편이나 실사화됐죠.
디즈니의 이러한 악역 캐릭터 실사화가 성공을 한다면 앞으로도 다룰 수 있는 캐릭터가 많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디즈니 영화 악역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피터팬> 후크 라고 생각하거든요. <피터팬>을 보면 악어에게 한손을 잃고 트라우마를 앓는 해적선장이라는 설정 자체도 워낙 인간적이랄까요? 후크와 악어가 펼치는 콩트만으로도 한편의 영화가 나올 수 있는 정도니깐요. 그러고보니 이미 1991년에 스필버그 감독의 <후크>가 있었네요. '피터팬이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에서 출발한 이 영화에서 더스틴 호프만이 후크 역할을 맡았던 게 눈에 선합니다.

- 네, 디즈니 작품들에서 다양한 모습의 악역들이 존재하는데, 뭐 포카혼타스에 나오는 랫클리프 총독이라든지 아니면 뭐 신데렐라의 계모 같은 경우도 있고, 이런 캐릭터들이 좀 더 비중을 높여서 서사를 구축하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또 만들어질 수 있죠, 저도 아까 잠깐 언급한 것처럼 <말레피센트>와 같이 크게 인기를 끌어서 아예 속편이 만들어진다든지.

- 디즈니 하면 꿈과 희망이잖아요. 하지만 매력적인 악역의 이면을 다룸으로서 성인이 돼서 관점을 다르게 해서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톰과 제리, 나홀로집에, 아기공룡 둘리의 공통점이죠. 어른되면 이 영화의 주인공이 달라지거든요.
- 네, 요즘 악역들은 ‘알고 보면 이 사람도 다 사연이 있다‘ 식으로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평면적이고 뻔하지도 않은, 그런 캐릭터 조형 측면에서의 입체적이고 세밀한 묘사에 많이 공을 들이는 쪽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뭐 어릴 때랑 지금 봤을 때 톰이나 고길동이 불쌍해보이는 것도 한편으로는 관객 스스로의 성장이 만들어내는 입체성일 수도 있겠네요. 꿈과 희망을 짓밟는 것처럼 보였던 그 시절의 악역이 알고 보니 기구한 사연을 지닌 자기 나름의 삶을 살고자 했던 인물일 수도 있는 거고요. 물론 저는 주인공 편입니다.

4. 팝콘각

* 디즈니가 그리는 어두운 꿈, 길몽일까 악몽일까!
* 극장과 OTT의 경계에서 재탄생한 디즈니의 시그니처 빌런!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8699

크루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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