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밖에서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2018)
cosmos-j
2018. 10. 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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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이 맞다면 21세기 들어 디즈니의 실사 영화(Live-Action) 프로젝트는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가 시작이었다. <오즈 그레이트 앤 파워풀>(2013), <말레피센트>(2014), <신데렐라>(2015), <정글북>(2016), <거울나라의 앨리스>(2016), <피터와 드래곤>(2016), <미녀와 야수>(2017)를 거치며 그동안 이 세계가 보여준 것들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을 실사로 '옮겨놓은' 것에만 지나지는 않는다. 어떤 기억은 과거에 그것이 있었음을 현재에 와 다시 상기할 때, 더 강력한 생명력을 지닌다.
자신이 가졌던 것, 자신이 경험했던 것, 자신에게 소중했던 것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삶을 헛되게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삶에서 숙제처럼 해치워야 할 일들이 너무도 산적해 있을 때, 그래서 도저히 지난날을 돌아볼 여유 같은 것은 생길 기미조차 생기지 않을 때. '곰돌이 푸'는 그래서 '크리스토퍼 로빈'에게 다시 찾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어딘가가 날 찾아왔다"라고 말하면서, 시치미 떼듯 "배고프다"라고 말하면서. 어쩌면 우린 순수히 동심을 회복하기엔 너무나 멀리 와버린 것인지 모르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른 사람일 테니까. 그래서 판타지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이렇게나 쉽게 내 지난날을 생생하게 추억하는 일 같은 건 일어날 수 없을 테니까. (...)
(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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