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밖에서

영화 두 편, '보헤미안 랩소디'(2018) & '퍼스트맨'(2018)

cosmos-j 2018. 11. 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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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_어떤 음악이나 아티스트가 영원한 생명력을 얻는 건, 즉 시간으로부터 살아남는 건, 모두에게만 허락되는 게 아니라 비교적 소수의 것이다. 영화가 있어 오늘도 하염없이 들었다. 이것이 찰나가 아닐 거라 믿고서, 이 노래가 멈추지 않길 바라면서. "노래하듯 말하면 더듬지 않을 수 있다"(안미옥, '아이에게'). 'As if nothing really matters'(Queen, 'Bohemian Rhapsody'). 노래는 단지 음성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으로 하고 또 된다. 정말 그런 마음으로.


<퍼스트맨>_하나의 세계가 끝나는 경계에 이르면 누군가의 뒷모습을 느끼곤 한다. 이 삶에서 내가 떠나온 것들에 대하여, 혹은 나를 떠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 대하여 돌아보는 순간이 바로 그 경계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인 약 384,000km는 빛의 속도로는 채 2초도 걸리지 않는데, 그 시공간이 누군가에겐 찰나이고 또 누군가에겐 영원이다. 돌아오지 못할 수 있음을 알고서도 떠나는 자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 나는 바로 그 떠나는 자는 그 순간에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의 앞모습조차도 등진 채 기어이, 끝내, 어려운 걸음을 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한다. 한 사람은 곧 하나의 세상이다. 시간을 내어주는 건 곧 삶을 내어주는 일이다. 생명은 시간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니, 이 삶은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카운트다운이 이루어질 때 그는 지구가 아니라 삶을 떠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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