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적끄적

지인에게 공유받은 김승일 시인의 글 메모

cosmos-j 2025. 6. 1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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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자신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문장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구태여 말을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단 집요하게 기억을 탐구해보는 편이 낫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했다.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던 그 시공간을, 너무나도 복합적인 감정을, 구구절절이 설명하기보다는 그저 기록하여 건네주고자 했다. 특별한 공간의 가장 좋은 점은, 그 복합성에 있다. 어떤 공간은 밉기도 하고, 따뜻하면서 동시에 춥기도 하다.
…우리가 어떤 공간에 함께 있었는지 환기하기만 해도, 그리고 내게 어떤 공간이 가장 특별하게 기억되는지 밝히기만 해도, 혹시 너도 그런지, 묻기만 해도. 우리는 언어를 통해, 언어로는 전할 수 없는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어떤 감정으로도 특정되지 않는다. 특정되지 않는 것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며, 언제든 다시 꺼내어볼 때마다 되돌아오는 질문이다.”

 

어딘가 시론 강의나 기고에서 쓰신 문장일 것 같은데, 어떤 시에 대해 지칭하는 것인지 짐작되기도 하고 문장과 말 자체가 마음에 들어 메모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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