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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인분 영화] ‘툴리’ - 이런 삶은 나도 처음이라서 (2020.03.30.) [1인분 영화] 3월호 마지막 글은 '이런 삶은 나도 처음이라서'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썼다. (...) 누군가 챙겨주는 게 익숙하지 않다는 말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고, ‘말로’는 집에서도,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그리고 밖에서도 철저히 혼자 모든 걸 감내해야만 했을 것이다. 남편 ‘드류’(론 리빙스턴)가 아이의 숙제를 봐주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물론 그 자체로 나름의 역할을 하겠으나, 그는 영화의 많은 대목에서 (아래층의 ‘말로’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헤드셋을 쓴 채 콘솔 게임에 몰두한다. (...) 더보기
[1인분 영화]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 보통의 정상적인 사람 (2020.03.25.) (...) 의 영문 타이틀 중 의회를 뜻하는 ‘The House’는 뒤집어진 채로 나온다. 거기 ‘Knock Down’이 앞에 붙으니 말 그대로 이 작품은 일단 ‘의회를 뒤집어놓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소수의 신인들이 ‘기성 질서를 무너뜨린’ 일이 바로 그 ‘소수의 신인들’에게는 세상을 이제야 바로잡는 일이다. 여러 글을 읽고 영화를 보며 자료를 찾다 다시 생각한다.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아마도 평생 당사자가 될 일 없을 어떤 것들에 대해 온전히 통감하거나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 견문에는 미약함과 한계가 있다. 그러니 쉽사리 ‘외면하지 않겠다’라거나 적극 나서서 의견을 표명하는 일에는 얼마간의 조심스러움이 있기도 하다. 다만 보지 못한 면들을 보기 위해.. 더보기
이메일 영화 콘텐츠 연재 '1인분 영화' 4월호: 월, 수, 금에 글을 보내드립니다 구독자가 신청한 이메일을 통해 일정한 주기로 영화에 관한 일정한 분량의 글을 보내드리는 작은 연재를 1년 가까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시작 자체는 1년이 꼭 되었지만 휴재한 기간도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일정 분량의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독자와의 약속(마감)을 생각하며 글을 쓴다는 것도 그 이상 중요하기 때문에 단지 개인적으로 브런치나 인스타그램에 평소 쓰는 것과는 또 다른 생각과 감정의 글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1인분 영화] 4월호의 구독자를 모집합니다. 신청한 이메일로 월, 수, 금요일에 영화에 관한 리뷰와 에세이 글을 보내드립니다. (A4 기준 1.5~2매 분량) 구독료는 월 1만원, 3개월 27,000원입니다만, 만약 제 오프라인 영화 모임/클래스에 오셨다면 월 9천원, 3.. 더보기
[1인분 영화] ‘온다’ - 보이는 ‘나’와 진짜 ‘나’ (2020.03.23.) (2006)과 같은 필모그래피로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신작 (2018)는 ‘It Comes’라는 영문 제목이 뜻하는 것처럼 정말로 ‘뭔가가 오는’ 영화다. 그러니까 영화관에 입장한 관객이 처음 궁금해 할 것은 ‘그것’이 과연 무엇이냐는 건데, 는 물론 그것의 정체를 쉽게 공개할 생각이 없다.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이 ‘온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표면적인 주인공 ‘카나’(쿠로키 하루)와 ‘히데키’(츠마부키 사토시)는 부부다. 딸을 키우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듯 보이던 이들에게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며 일상에는 균열이 생긴다. 실체도 없는 대상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알 수 없는 공포는 가 이들은 물론 관객에게도 능히 전염시킬 수 있을.. 더보기
[1인분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 가지 못한 길, 혹은 갈 수 없었던 길 (2020.03.20.) 소위 말하는 달달함과 설렘과는 거리가 먼 멜로 영화로 한 작품을 꼽자면 반드시 (2008)를 말할 것이다. 1950년대 중반의 미국. ‘레볼루셔너리 로드’라는 이름의 길 옆에 자리한 전망 좋은 집에 이사 온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결혼 몇 년차에 접어든 부부다. 부부의 행복을 가로막는 건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연극을 하는 ‘에이프릴’은 배우로서의 커리어가 성공적이지 못하다. ‘프랭크’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똑같은 복장과 표정을 한 넥타이 부대에 섞여 통근 열차를 타고 사무기기 회사에 다닌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어떤 경우라면 그게 문제가 된다. 너무 ‘누구나’의 일이라는 것. 다시 말해 ‘에이프릴’은 육아로 인해 자신의 꿈이 좌.. 더보기
[1인분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 사는 게 뭔지 진짜 궁금해졌어요. (2020.03.18.) (...) 비록 내가 믿고 싶고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이것저것', '이상한 것'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사라져버리고 변하고 되돌릴 수 없을지라도, 내가 믿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과 좋아하는 것이야말로 살아감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다.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을지라도, “사는 게 뭔지 진짜 궁금해졌어요. 거기 영화도 있어요.”라고 말해볼 수 있게 만든 게 결국 영화였고, 그 영화들의 세계와 감각을 사랑하며 웃고 울었던 매 순간의 '나'였듯이. 는 무심한 듯 단단하고, 나약한 듯 무너지지 않으며, 서투른 듯 ‘아무렇게나’와 ‘아무거나’ 같은 것들의 차이를 아는 영화다. 되돌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면서 ‘오늘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는 이들에게 영화만이 할 수 있는 방식.. 더보기
[1인분 영화] ‘니나 시몬: 영혼의 노래’ - 마지막 극장 방문이 언제였나요? (2020.03.16.) 원래는 (2018)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피아노와 재즈를 좋아하신다면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얼마 전 있었던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넷플릭스가 추천 리스트에 올렸던 작품이기도 하네요.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새 영화’ 이야길 하는 것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혹은 관심사를 꺼내는 것이 연재의 성격에 더 알맞으리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혹시, 가장 최근에 극장을 방문하셨던 때가 언제인가요? 저는 3월 4일(수)에 (2019)을 2차 관람했던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3월호 일곱 번째 글은 '마지막 극장 방문이 언제였나요?'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대한.. 더보기
[1인분 영화] ‘송 원’ - 음악이 주는 희미한 연결을 믿는 사람 (2020.03.13.) (...) ‘Now I do believe in the mystical / that we have some vague connection / to the other world.' (...) -Johnny Flynn, 'Silver Song' 중에서 어쩌면 단순히 떠오른 게 아니라 이 노랫말이 이 남긴 단서를 찾는 데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날이 밝은 뒤 하게 되었다. 내 입맛대로 옮기자면 노래의 화자는 ‘우리’가 이 세계에서 비록 희미할지라도 어떤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화자는 아마도 지금 곁에 없는 누군가를 떠올리거나 그리워하는 중일 테다. 어쩌면 그 사람은 이 생에서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순간 화자는 저 이야기를 한다는 것으로 살아 있는 사.. 더보기
[1인분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 얼마나 많은 죽음들을 견뎌냈나요 (2020.03.11.) 영화 한 편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도입부였나. 첫 장면이었나. 어떤 이름 모를 고대인이 자연재난으로부터 살아남지 못하고 죽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전후 맥락도 없이 도무지 이것밖에는 떠오르는 게 없다. 장르가 SF였는지 아니었는지, 감독이 누구였는지, 무슨 내용인지. 아니, 첫 장면이 아니었나. 영화 평점 애플리케이션에서 내가 평점 남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를 훑었고 포털 사이트에서 수십 가지의 검색 조합들을 넣어보았지만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 이걸 찾고자 한 건 더그 라이먼의 영화 (2014)를 다시 보면서 이전까지는 잘 해보지 않았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금 후에 꺼내기로 하고 일단 영화 전반에 대한 소개부터. 외계 종족 ‘미믹’의 침략으로 전 세계 여러 지역들이 초토화 된 .. 더보기
[1인분 영화] ‘끝내주는’ 영화들과 ‘시작시키는’ 영화들 사이의 세계 (2020.03.09.) 두 사람이 있다. 혼자서 한 장 한 장 읽으면 다 읽는 데 수백 년은 걸릴 것 같은 서류 뭉치 앞에 앉아 잠들지 못한 채 포스트잇을 꺼내는 사람. 그리고 나치는 무조건 다 죽여야 한다며 취미로 대거를 꺼내 머리 가죽을 벗기는 사람. 두 사람의 세계는 서로 다른 세계다. 한 세계는 자신의 행동 하나가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고민하고 숙고하는 사람의 세계. 다른 한 세계는 그러거나 말거나 독일군을 생포해 심문한 뒤 죽이거나 헤겐크로이츠를 이마에 새겨 돌려보내는 것을 낄낄거리며 즐기는 사람의 세계. 비교적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두 편의 영화를 나란히 보았다. 앞서 언급한 두 세계의 전자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2019)의 세계이며, 후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09)의 세계다. 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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