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그녀’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2020.02.17.)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2월호 일곱 번째 글은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3)에 관해 썼다. 당신은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를 사랑한 적 있는지. 이 질문은 우선 어렵다. ‘사랑’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로만 정의할 텐가. 사물이나 사람이 아닌 동물에게 사랑의 마음을 품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가령 사랑의 속성을 대상이 아니라 행위와 특징들로 요약해 본다면. 자고 일어날 때부터 잠이 들 때까지 생각나는 어떤 타자, 마음을 얻고 싶고 마음을 주고 싶은 타자, 그리고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은 타자에 이르기까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2013)는 거칠게 말하자면 미래형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영화처럼 다가온다. 번듯한 직장도 있고 친한 친구도 있지만 홀로.. 더보기 [1인분 영화] ‘기생충’ 안과 밖 - 다른 언어로 같은 꿈을 꾸는 우리 (2020.02.14.)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2월호 여섯 번째 글은 '다른 언어로 같은 꿈을 꾸는 우리'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의 안과 밖에 관해 썼다. 닐 패트릭 해리스가 사회자였던 몇 해 전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프닝 모노로그에서는 ‘Moving Picture’라는 말로 영화를 새롭게 정의한 바 있다. ‘무비’도 ‘필름’도 ‘시네마’도 아닌 ‘무빙 픽처’라니. 극장과 극장 밖의 경계가 옅어지듯 영화의 상업성과 예술성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듯 ‘움직이는 이미지’라는 영화 매체 본연의 활동성을 강조한 듯 보이는 저 단어 선택은 시상식을 지켜보던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번 (2019)의 아카데미 시상식 4개 부문 수상 소식을 다 접했으리라 생각.. 더보기 [1인분 영화] ‘작은 아씨들’ - 유년 시절이 끝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2020.02.12.)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2월호 다섯 번째 글은 '유년 시절이 끝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2017)에 이어 그레타 거윅이 감독한 영화 (2019)은 이미 여섯 차례나 영상으로 옮겨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미국의 남북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소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다) 네 자매의 일상을 그린 의 개봉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건 에 이어 그레타 거윅과 시얼샤 로넌의 협업이 다시 이루어졌기 때문이고, 다름 아닌 시얼샤 로넌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둘째 ‘조’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 더보기 [1인분 영화] ‘스탠바이, 웬디’ - 쓰기 때문에 살아 있다 (2020.02.10.)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2월호 네 번째 글은 '쓰기 때문에 살아 있다'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7)에 관해 썼다. 영화 (2019)의 수입사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마련한 이벤트 중에는 영화 속 소재를 따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의 28쪽 구절을 사진 찍어 올리는 내용이 있었다. 이벤트에 당첨되지는 않았지만 참가를 위해 여러 권의 책을 만지작거렸는데, 이벤트가 아니었어도 그 책이었어야만 한다는 듯 내가 집어든 건 소설가 김연수의 산문 『소설가의 일』(문학동네, 2014)이었다. 책의 28쪽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작품과 작가는 동시에 쓰여진다.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 그 작가의 일부도 완성된다. 이 과정은 어떤 경우에도 무효화되지 않는다. 만약 국가가 한 작가의 작품을 모두 불태운.. 더보기 [1인분 영화] ‘인터스텔라’ - 상대성 이론에 관해 걱정할 시간 없어요 (2020.02.07.)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세 번째 글은 '상대성 이론에 관해 걱정할 시간 없어요'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4)에 관해 썼다 시즌 4(2017)의 네 번째 에피소드 '시스템의 연인'(원제 ‘Hang the DJ’)은 제목 그대로 인공지능에 기반한 시스템이 두 사람을 '매칭'해주고 심지어 그 관계의 유효기간까지 정해주는 사회상을 그린다. 두 사람은 약속된 레스토랑에서 만나 미리 준비된 식사를 하고, 준비된 무인 자동차가 데려다 준 정해진 숙소에 가서 밤을 보낸다. 유효기간은 제각각이다. 9개월, 12시간, 36시간, 1년, 5년.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작은 단말기는 유효기간이 지났음을 알리는 경보음을 울린다. 관계가 끝나면 두 사람은 인사를 하고 각자의 길을 간다. 얼마 후 각자에게는.. 더보기 [1인분 영화] ‘미스 아메리카나’ - 뜻과 재능이 모두 있는 진실한 사람 (2020.02.05.)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2월호 두 번째 글은 '뜻과 재능이 모두 있는 진실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20)에 관해 썼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2020)는 1989년생으로 2006년 데뷔 앨범을 낸 이래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미스 아메리카나’라는 제목은 작중 직접 언급되지는 않지만 작년 발매된 7집 앨범 ‘Lover’의 수록곡 ‘Miss Americana & The Heartbreak Prince’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넷플릭스에서는 이미 (2017) 등을 비롯해 유사한 성격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한 바 있는데, 사실상 오늘날의 팝에 관해 말하려면 반드시 언급해야만 하는 이름이라는 점에서 라.. 더보기 [1인분 영화] ‘버블 패밀리’ -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2020.02.03.)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2월호 첫 번째 글은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되었나'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7)에 관해 썼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한 딸은 학비를 내줄 수 없게 되었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 집을 나섰다. 아마도 연을 끊다시피 하고 살았을 것이다. 독립한 딸은 학자금대출을 받아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며 몇 해를 지냈다. 아무 날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어떤 하루. 길을 걷던 딸은 저만치 앞서가는 한 낯익은 남자를 보았다. 분명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기억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왜지, 왜 없는 번호지? 남자를 따라갔다. 남자를 따라 종각역 플랫폼까지 갔다. 아버지였다. 아빠를 5년 만에 마주쳤다. 천만 명이 사는 부동산.. 더보기 [1인분 영화] - ‘레디 플레이어 원’ - 쓸 준비가 한 번 더 되었습니다 (2020.01.31.)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마지막 열네 번째 글은 '쓸 준비가 한 번 더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8)에 관해 썼다. 돌고 돌아 어떤 영화 혹은 어떤 이야기 하나로 다시금 회귀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지난 이야기를 거듭 생각하는 일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우선 하나는 ‘너무 좋아서’겠으며 다른 하나는 ‘무슨 일이 있어서’겠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과거도 별안간 떠올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어떤 계기가 생길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지금 말할 영화 (2018)도 마찬가지입니다. [1인분 영화]의 1월호 마지막 글을 쓰면서 이 연재의 지난 이름이었던 [봐서 읽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쓴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 2월에도, 3월에도, 저는 계.. 더보기 [1인분 영화] - ‘남산의 부장들’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2020.01.29.)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열세 번째 글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어릴 때도 책을 나름대로 가까이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어릴 때는 성인이 되기 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좋은 이야기’라는 게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했고 손에 잡히는 것과 마음에 이끌리는 것, 혹은 단지 재밌다고 느끼는 것들을 편협하게 골라 읽었다. 『로마인 이야기』나 『삼국지』도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읽은 소설 중 하나다. 그리고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역시 같은 시기에 읽었다. 당시의 감상을 지금에 와 떠올려보자면 이렇다. “우리나라(남한)도 핵을 가질 수 있었다고? 오오오! 우와! 대박!” 출간 당시 400만 부가 넘게 팔렸다는.. 더보기 [1인분 영화] - ‘나우 이즈 굿’ - 죽음을 가까이 두고 나아가는 삶 (2020.01.27.)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월호 열두 번째 글은 '죽음을 가까이 두고 나아가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2)에 관해 썼다. 2월호 구독자를 모집(~1/31) 중이다. 영화 (2012)은 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테사’(다코타 패닝)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제목만으로 이미 영화를 다 본 것 같다면, 그 짐작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전혀 틀린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뻔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어 보는 이유가 그 뻔함 때문이라면 설명이 될까. 연휴 중 기차 안에서 읽은 김겨울 작가의 책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에는 거대한 우주의 시간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 도중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책의 한 대목이 언급된다. “머지않아..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