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 냉정하게 보자면 어차피 그것들은 다 영화입니다. 장르가 무엇이든, 어느 나라의 영화이든, 누가 어떤 이야기를 연기하고 다루어 보여주든, 스크린 너머로 바라보는 그 세상은 저와 당신이 숨 쉬며 살고 있는 여기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우리’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도 삶을 발견하기 때문이며 어떤 순간에는 그게 마치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처럼 깊이 닿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간접 체험’의 서사라고 여기는 까닭입니다. 간접 체험이라고 적은 건 ‘그 영화’는 결국 ‘그 세상’의 이야기라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그래도 당신과 함께 그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건 정말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오래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과, 이 책 역시 그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언제나 말보다 글이 앞서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글이 길어지곤 합니다. 그것들을 누군가가 읽어주었다는 건 제게도 기쁜 일이에요, 정말로요."
(283쪽, '들어가는 말' 중에서)
인쇄형태: 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A5 (148*210mm)
쪽: 286
출판사: 부크크
ISBN: 979-11-272-4171-1
발행일: 2018-06-22
정가: 14,600원
이 엮음의 시작은 스스로 쓴 글을 디지털이 아니라 종이로 갖고 읽고 싶다는 것에서부터 였는데, 그간 들어온 고맙고 각별한 말들과 달리 저는 무엇에든 빠른 사람이 되지 못하고, 강한 사람도 못 됩니다. 썼던 글을 다시 읽는 과정은 연일 고치고 다듬을 것들이 눈에 들어올 만큼 편하지는 않은 과정이었는데, 막상 누군가에게 읽힐 수도 있다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하고 책이라는 건 너무 거창한 일이 아닌가 여겼습니다. 이런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최근의 것이 아니었으므로, 이 책은 뒤표지 글처럼 어쩌면 너무 늦게서야 도착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통하는 작가도 아니고 누군가에겐 이미 읽힌 글들도 있을 테니까요. 56편의 영화와, 60개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디자인이라기엔 미약하지만, 표지 및 내지의 모든 작업과 편집, 교정 등을 혼자서 했습니다. (작업 과정 중 직접 구하고 받은 여러 의견들은 하나하나 잊지 않고 고맙게 여기고 있어요.) 장점도 있지만, 가격 설정 등 몇 가지에 있어서는 '주문형 출판'(POD)이라는 것의 일부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체계가 있다는 건 고마운 일입니다. 아, 이 책은 종이로 읽으려면 '부크크'를 찾아주시면 되는데, 링크는 (여기) 있습니다.
(아직 온라인 교보/그래/지니램프에는 들어가기 전입니다. 며칠 더 걸릴 거예요.)
(독립서점들에도 입고해보란 이야길 많이 들었는데 고려 중이나 아직은 미정이에요.)
(2018.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