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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인분 영화] ‘날씨의 아이’ – 계절이 지나가는 기분 (2020.12.30.) (...) ‘히나’와 ‘호다카’의 시점 밖에서 묘사되는 속 세계는 꽤 비관적입니다. 비관적인 세계는 쉬운 체념을 낳습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그냥 가만히 앉아 적응하자고요. 만약 희망을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 세계는 점점 더 나빠질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스토리텔러는 그럴수록 세계가 여전히 괜찮아질 수 있다고 믿어야만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고 신카이 마코토는 오랫동안 그 중 한 사람으로 있기를 택한 것 같습니다. (...) (2020.12.30.)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12월 마지막 열세 번째 글은 '계절이 지나가는 기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린 왕자' - 우리만이 아는 그곳(하) (2020.12.28.) (...) 생텍쥐페리의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죠. 어른들에게 색색의 벽돌집을 묘사했더니 알아듣지 못하고 얼마짜리 집이 있다고 했더니 “멋진 집이구나!”라고 했다는 이야기요. 결국 어른이 이미 되어버린 우리도, 현실의 여러 산적한 과제들과 그 무게에 눌려 소중한 기억 몇 개쯤은 잊어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저는 제가 썼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고 영화 한 편을 다시 꺼내보려고 해요. 저만이 아는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으니까요. (...) (2020.12.28.) ⠀ [1인분 영화] 12월호 열두 번째 글은 '우리만이 아는 그곳'(하)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5)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12월 [1인분 영화]는 이제 한 편의 글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무탈하고 건강한 한 해 마무리와 ..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린 왕자’ – 우리만이 아는 그곳(중) (2020.12.25.) (...) 그런데 방정식처럼 정해진 일상을 살던 소녀가 홀연히 이웃에 나타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는 이야기는 제 아무리 생텍쥐페리의 여도 너무 뻔하잖아요. 이 가 『어린 왕자』의 내용을 관객에게 전하는 방식은 주로 이 ‘식상해질 수밖에 없음’을 극복하는 데 있습니다. 앞에서 ‘소녀가 읽고 보고 듣고 경험하는’이라고 표현한 것에 그 단서가 있는데요. 이 이야기는 단지 젊은 시절 조종사였던 할아버지가 자기가 ‘어린 왕자’를 만났던 경험을 늘어놓기만 하는 게 아니라 ‘소녀’로 하여금 그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도록 만드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조금 뒤에서 좀 더 풀어보겠습니다. (...) (2020.12.25.) ​ [1인분 영화] 12월호 열한 번째 글은.. 더보기
[1인분 영화] ‘어린 왕자’ – 우리만이 아는 그곳(상) (2020.12.23.) (...) 사실 그는, 비행기 조종사였습니다. 생전의 생텍쥐페리가 공군 장교였던 것처럼요. 그는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났던 이야길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 (2020.12.23.) ⠀ [1인분 영화] 12월호 열 번째 글은 '우리만이 아는 그곳'(상)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5)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글 제목은 영화의 티저 예고편에 삽입된 Lily Allen의 곡 'Somewhere Only We Know'에서. (Keane의 동명 곡을 편곡한 것이다.) ​ 더보기
[1인분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하) (2020.12.21.)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무엇을 위해 이 세계를 만들었는지에 관해서는 영화의 오프닝에 이미 단서가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시타'가 해적들의 공격에 의해 비행선에서 추락하는 첫 장면 이후, 히사이시 조의 곡 'The Girl Fell from the Sky'가 흘러나오는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물론 음악 자체가 유명하지만 배경에 그려지는 장면들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라퓨타'는 섬 하나 정도로 보이지만 오프닝에 나타나는 과거 수백 년 전의 라퓨타는 수십 개의 섬들이 모여 군락을 이루었던 것으로 묘사되고 있고 부유섬만이 존재했던 게 아니라 라퓨타 인들의 압도적인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수많은 비행선들도 함께였습니다. 지구의 모든 나라들을 간단히 제압할 수 있는 초월적인.. 더보기
[1인분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중) (2020.12.18.) (...) 는 주 배경이 하늘이지만 실은 ‘땅’을 강조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부유하는 ‘라퓨타’는 그냥 바위 같은 걸로 된 섬이 아니라 과거에 문명이 번성했던 곳인 만큼 대륙의 형태를 하고 있고 말하자면 땅 위의 하늘 위의 땅이 또 있는 이미지를 나타냅니다. 그 땅에는 또 땅에서 보는 하늘이 있겠지요. 말하자면 땅-하늘-땅-하늘의 구조로 된 의 공간은 그래서 천상의 시점보다는 지상의 시점이 좀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시타’가 ‘라퓨타’ 사람이지만 주로 지상에 사는 ‘파즈’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가 짜여 있거든요. (...) (2020.12.18.) ⠀ [1인분 영화] 12월 여덟 번째 글은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1986)에 관해 썼다. 전.. 더보기
[1인분 영화] ‘천공의 성 라퓨타’ –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상) (2020.12.16.) (...)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어떤 세계를 그리워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있습니까, 가 아니라 있을 것입니다, 라고 적은 건 그 세계의 모양과 세부, 크기 등은 다르겠지만 저마다에게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저는 믿기 때문인데요. 예컨대 사소하게는 밤하늘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일도 달이라든가 태양계의 어딘가에 대해 여러 자료나 매체 등을 통해 접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곳에 가본 적이 없으니까요. 결국 눈으로 직접 보지도 않았고 그곳의 공기와 냄새는 어떠한지 알지 못하는 곳을 사람은 그리워할 수 있다고 표현 가능합니다. (...) (2020.12.16.) ⠀ [1인분 영화] 12월 일곱 번째 글은 '본 적 없는 세계를 그리워하기'(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1986)에 관해 썼..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하) (2020.12.14.) (...) 위와 그 결은 서로 다르지만, 역시 인간 기준에서의 물리 법칙들을 대부분 다 거스름으로써 ‘마로나’의 시점에 한층 가까워집니다. 가령 ‘마로나’의 두 번째 주인인 ‘마놀’은 곡예사입니다. 거리에서 각종 재주를 뽐내며 사람들에게 팁을 받는 그는 처음 ‘마로나’의 주인이 되었을 때 ‘마로나’가 보기에 아주 신기하고 낯설어 보였을 거예요. 그래서 ‘마놀’을 는 키가 몇 미터도 되었다가 팔이 여러 개였다가 연체 동물이라도 되는 양 신체 이곳저곳이 자유롭게 접히고 굽어지는 등 애니메이션을 통한 곡예 자체로서 묘사합니다. ‘마로나’가 첫 주인으로부터 팔린 뒤 도시의 낯선 사람들과 시가지의 위협적인 풍경들을 마주할 때 역시 사람들의 눈은 주로 빨갛거나 초록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몸과 몸 바깥의 구분이 명확하..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중) (2020.12.11.) (...) “여기는… 영점의 영점이다. 무가 되는 순간. 아스팔트 위의 얼룩. 이름도 없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는.” -영화의 첫 내레이션 ‘사람들이 죽을 때는 그런다고 들었다’라며 ‘마로나’는 인생이 영화처럼 스쳐가듯 자기의 생이 지금 스쳐간다고 말합니다. ‘마로나’는 시작부터 인간에게 개가 표현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는 자신의 출생 이전 즉 부모가 서로 만나기 전의 이야기까지 시각적 이미지로 담겨 있기 때문에 ‘마로나’ 스스로는 다 알 수 없는, 일종의 전지적이고 초월적인 시선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Fantastic Tale’이기도 한 것이겠지요.) (...) (2020.12.11.) [1인분 영화] 12월 다섯 번째 글은 '행복했던 것처럼.. 더보기
[1인분 영화] ‘환상의 마로나’ –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상) (2020.12.09.) (...) 여러 번 주인이 바뀌어가며 떠돌며 살았던 '마로나'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다들 괜찮다면 내 생의 영화를 돌려보겠다”라며 의 이야기는 ‘마로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선명하게 끝난 자리에서부터, 다시 처음의 기억을 향하여. 만약 ‘떠돌며 살다가 차에 치어 죽었다’라는 명제가 행복하지 않은 삶이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그럼에도 거기 ‘내 생의 영화가 있다’라고 하는 건 태어남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순간들에 그래도 행복한 일들도 있었다는 뜻이 아닐는지. (...) (2020.12.09.) ⠀ [1인분 영화] 12월 네 번째 글은 '행복했던 것처럼 회고하기'(상)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9)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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