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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2023) (...) 제목에서 이미 알 수 있는 것처럼,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에서 더 중요한 것은 키요가 요리에 대한 재능과 흥미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 스미레가 무용 실력과 재능을 인정받는 과정, 그리고 아오모리에서 교토에 함께 온 두 사람의 우정 자체다. 키요와 스미레를 주인공으로 하되 작중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건 주어진 환경과 타인으로부터의 영향 속에서 재능을 어떻게 발견하거나 키워나갈 것인가 하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츠루코마는 스미레가 날마다 새벽에 안무 연습을 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자신이 마이코가 되기 적합한지의 기로에 서고, 스미레의 아버지는 그에 앞서 스미레에게 "억지로 최고가 되기 위해 너무 무리하지는 말라"고도 이야기 한다. 나아가 원작에 없는 요시노와 같은 캐릭터를 통해 '전통예술을 계승.. 더보기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7) "48명 밖에가 아니라 '48명이나' 죽은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는 누군가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것 하나에도 쉽게 무너지고 도처에 아픔과 상기하게 만드는 일들이 가득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일도 힘겨운 사람이다. 무너진 쇼핑몰의 이름을 하고 있는 버스정류장 이름. 희생을 기린다며 '그날'을 상기하게 만드는 추모비. 비용을 줄이자며 환경과 교통약자를 고려한 건축 설계에 대해 "예술하지 말라"며 면박 주는 사람. ⠀ '그냥'이라는 말의 앞뒤에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주저함과 고민이 담겨 있을지 생각한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하루를 보내다가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라는 말에 멈칫하고, 어떻게 해도 늘 결말이 같은 꿈을 꾸면서 새벽 4시에 눈을 뜨는 일상을 보내는 이에게 '그냥'은 쉽지 않은 .. 더보기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2022) 13화 - 태풍, 시나리오 1&2&3 태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지구가 자전을 반복하면서 생긴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2022)의 13화. 14호 태풍과 15호 태풍이 연이어 제주에 상륙하는 상황 속에서 예보팀은 태풍이 전남 남해안을 시작으로 한반도 전체를 관통한 뒤 포항으로 빠져나가는 시나리오, 동쪽으로 더 꺾여 남부 지방 일부에만 영향을 주는 시나리오,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으로 일본 규슈 쪽으로 전향하는 시나리오를 각각 상정한다. ⠀ 긴박한 상황이 모두 지나고 난 뒤 하경(박민영)의 내레이션은 앞에서 말한 태풍의 발생 원인과 함께 이런 내용으로 이어진다. "지금 이 태풍이 당장은 우리를 힘들게 할지 모르나 길게 보면 결국 모두에게 유익한 존재라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을 잘 이겨.. 더보기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콘텐츠, 창작자, 기획 지금이야 여러 이유로 다 철수했지만 (2016, 폭스)이나 (2016, 워너)처럼 할리우드 직배사의 한국영화 제작, 투자, 배급이 활발했던 시기가 있었다. 부분적으로 투자했던 건 (2009, 유니버설), (2010, 폭스) 같은 경우가 있고 본격적으로 로컬 프로덕션이 생겨난 건 (2013, 폭스), (2014, 폭스)부터였다. 이 흐름은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한 (2020)가 마지막이다. ⠀ 당시의 흐름은 콘텐츠 기획과 제작의 다양성 면에서 긍정적이라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이것을 넷플릭스가 하고 있다. 그러니까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을 기획들. 온전히 창작자에게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은 많은 경우 콘텐츠의 다양성과 질적 완성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 근래의 예를 들자면 (2021) 같은 작품이 계속해서 만.. 더보기
요즘 난리라는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끼적 모든 작품을 한 가지 기준만으로 보는 일은 별로 쓸모와 의미가 없다는 쪽에 동의하는 편이라서. 가령 역사왜곡 이야기. 어떤 작품에서 어떤 특정한 장면이나 특정한 인물이 가지고 있는 행동이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이나 가치관이, 그 작품을 만든 감독이나 작가 등 제작진의 역사관이나 가치관을 대변하는가? 경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자체가 서로의 인과관계나 상관관계를 대변하지는 못한다.이렇게 말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이 당대의 도덕적 가치에 반하는 어떤 것을 담고 있거나 폭력적인 무언가를 담고 있으면, 그 작품은 도덕적이지 못하고 폭력적인가? 아니. 작품에 대한 해석과 평가에 있어 더 중요한 건 부분이 아니라 전체이며, 부분은 전체의 흐름과 맥락을 통해서 진짜 의미를 갖는다. 가령 한 장면은 .. 더보기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 대사 메모 2화(하백) "한 사람이 세상을 망칠 수는 있어도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구할 수는 없어." 3화(염미) "네 말대로라면 그 환자 A씨는 말이야, 속은 여리고 따뜻한 사람인데 그렇지 않은 척 살아온 사람일 수도 있어. 겉과 속이 다른 거지. 자신이 과도한 동정심이나 선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게 싫어서 의식적으로 반대로 행동하려고 하는 건데 내면의 심리와 행동 사이의 괴리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인 거지. 자기 본성이 싫은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민 비서) "세상에는 어떤 사람들의 언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그런 사람들의 '괜찮아요'는 실은 '안 괜찮다'는 거라든지 '싫어요'는 실은 '좋아요'라든가 '됐어요'는 실은 '도와주세요'라든가."(소아) "내가 그날 밤 그 무모한 달리기를 .. 더보기
세상을 인용하고 자기 언어를 타자에게 번역하는 일: 드라마 '런 온'(2020) 덕분에 만난 감정들(2) brunch.co.kr/@cosmos-j/1204 더보기
[런 온] 16회(최종회) 메모 - 다음주에 17, 18회 해주실 거죠? "미안해. 내가 네 세계로 들어가면 됐는데 너를 내 세계로 끌어들여서. 너는 결승선을 향해 가는데 나는 반환점을 향해 가서. 미안해." "대표님이 미안하기로 결정했으면 난 최대한 미뤄볼 거야. 미뤄보려고." "어때요?" (한숨) "아니, 레시피대로 음식을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맛이 아니야. 그러면 그 레시피가 잘못된 걸까, 아니면 음식을 하는 내가 잘못된 걸까?" "아니요 아니요, 맛있기만 한데요? 되게 맛있는데." "헐, 상냥해. 딴 반찬들도 먹어요." "네." "근데, 나 위로해 주는 거예요?" "내가 왜 위로를 해 줘요?" "내가 지금 위로받고 있는데." "왜 또? 무슨 일 있었어요?" "우리 누나요. 우리 누나는 나보다 훨씬 더 아버지한테 사랑도 받고 또 그만큼 정신적 학대도 많이 받았어요. 아버.. 더보기
드라마 덕질의 묘미란 이런 것,,, (JTBC [런 온] 보는 중) - 7화 8화 대사 메모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데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2003) 오마주를 만나고는(8화) 어찌나 들썩였던지. 혼자 웃음이 터지고 미소가 그렁거리고 그랬다. 그런 작품을 보면, 사랑스러워서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인물과 인물이 서로 주고받는 말과 말 사이의 흐름과 연결이 좋은 이야기. 인물의 직업이 그 직업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를 갖고 있고 그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을 사는 방식이 되는 이야기. 아직 펼쳐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기다리면서 앞의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고 돌이키게 되는 이야기. 말 한마디에 노심초사 하고 눈빛과 걸음과 표정 하나에 마음이 일렁이는 이야기. 작품을 보고 있지 않은 동안에도 인물들이 여전히 거기 살아 숨 쉬고 있을 거라 믿어지는 이야기. '미주'(신세경)의 직업이 외화번역가이고 .. 더보기
드라마 '런 온'(JTBC, 2020)을 보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런 온](2020)을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다. 1. 그런 분야/직무가 많겠지만 영화 마케팅, 수입, 배급 등의 업무는 '자신 빼고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는 특징이 있다. 나만 알 수 있는 엔딩 크레디트의 이름 한 줄. (물론 수입 외화에는 그것도 없다) 보도자료를 쓰든 포스터나 예고편을 만들든 여러 이벤트/프로모션을 하든 그건 영화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자기 이름으로 하는 일이 아니어서, 보람과 성취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2.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다른 사람들처럼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아직 앉아 있는 미주를 보고 머뭇거리며 다시 앉는 선겸, 엔딩 크레디트가 끝까지 올라가기를 기다려 '번역 오미주' 한 줄을 보고 작은 미소를 짓는 미주. 상영관을 나선 뒤 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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