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에세이

윤혜은, '매일을 쌓는 마음'(2024) “책방이 내가 사로잡힌 것을 대수롭지 않게 만들거나 가려주지는 않는다. 책방에 언제나 내가 직면한 상황이나 감정보다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책방 안쪽의 일들은 책방 바깥의 사정보다 대체로 아기자기하다. 그런 말랑한 데서 오는 힘이 있는 걸까. 업계 밖 사람들에게 책방은 낭만보다 30퍼센트의 수익으로 굴러가는 곳이라고 짠내 나게 말하지만 솔직히 내가 발붙이고 있는 현실 중 가장 푹신하다는 점에서 나를 적당히 내던지기 좋은 곳이 된다. 네모반듯한 공간에 네모난 책들로 빼곡한 책방은 의외의 탄성을 지녀서 그곳으로 들어서는 나를 매일 한 번씩 튕겨낸다. 처음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불안한 설렘, 낯선 떨림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책방을 운영하는 해가 거듭되어도 그 ‘약간의 들뜸’.. 더보기
글을 쓰는 한 우리 이야기는 불멸해진다 - 2024.02.17 리피움 [글을 쓰는 한 우리 이야기는 불멸해진다] 0)황현산 1)발표자 소개 2)말과 글의 차이 - 휘발되는 것과 지속되는 것 - 빠른 것과 느린 것 - 육체와 정신 -비가시성과 가시성 3)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 타인의 평가 의식. 잘 써야만 한다고 생각. 글쓰기 실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 쉽고 간단히, 함축하려 하기 때문 - 습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 4)생각과 감정을 글로 옮기는 일 - 김소연 : 상상력 - 공간, 시간, 정확, 사이 - 찰나를 이야기로 - 추상의 것을 구체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는 두려워하거나 막연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그걸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문자 언어로 만드는 순간 거기에는 힘이 생긴다. 5)타인의 의도를 선해하지 않는.. 더보기
'번역: 황석희'(2023, 달 출판사) (...) 원인 내지는 배경을 여러 가지로 짐작할 수 있다. 막연한 반지성주의, 리뷰/비평에 대한 몰이해, 극단화/이분화된 문화 풍조, 문해력,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존중의 결여. 해당 영화평을 쓴 이에 대한 존중을 결여한 이들의 볼멘소리를 애써 귀담아 존중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글쓰기를 10년 이상 해온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차피 글이라는 건 본래 읽거나 쓰는 이들이 아니라면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쓰나 마나 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가령 황석희 번역가의 위와 같은 문장을 영화를 애호하는 많은 이들이 일독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생각하지만, 읽지 않는 이들에게는 닿지 않을 것이다. 쓰는 일을 고집하는 이의 일종의 오만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그만큼의 고민와 숙고를 거쳐본 일.. 더보기
브런치북 [영화가 끝나고 쓰는 N잡러 일기] 소개 평생 영화 일만 할 거라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여러 불확실한 우연과 확실한 예측불가능함 속에서 커리어의 변화를 겪었다. PR->IR의 변화는 그럴 수 있다 생각하더라도, 영화->식음료->제약바이오의 거리감이라니. 그럼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기록들이 쌓인 덕분에 영화 이야기를 쓰고 말하는 N잡 생활자가 될 수 있었다. 퇴사도 커리어 공백기도 모두 내 선택이었고, 그 결정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 영화를 봤던 날들과 돈이 없어도 영화는 보러 갔던 날들을 지나,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평범한 직장인의 삶과 덕업일치의 일상을 오가는 현재의 기록을 꺼낸다. 커리어와 미래가 막연히 불안한 이들에게 나도 그랬었다고, 당신만 그러한 게 아니라며 말을 거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 더보기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 '돈이 없어도 영화는 계속 봐야했다' - 김동진(2023.10) https://brunch.co.kr/@cosmos-j/1513 프롤로그.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계속 영화를 봤던 날들 돌아보니 'N잡러'로 살고 있다 | 2017년 12월 중순 어느 날. 그날 하루 동안의 일들이 대체로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에이전시(대행사)에서 개봉 영화의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약 2.5년 차 마케 brunch.co.kr 2017년 12월 중순 어느 날. 그날 하루 동안의 일들이 대체로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에이전시(대행사)에서 개봉 영화의 홍보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약 2.5년 차 마케터였던 나는 그때 마지막 출근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예를 들면 영화 수입사나 배급사로의 이직 같은 것이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잘 될 거야. 나름대로 충분한 경험을 한 것 같아. 이제 더.. 더보기
아크앤북 잠실 롯데월드몰, 제10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 작품전 오프라인에서 매년 브런치/브런치스토리를 만날 때마다 바로 그곳에 계속해서 글을 써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한다. 짧지 않은 기간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는 뿌듯함 내지는 더 좋은 것을 쓰고 싶다는 의무감, 그리고 같은 플랫폼에서 글의 형태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묘한 연대 의식이나 내적 친밀감 같은 것들. '이쯤 되면 뭔가 더 나아갈 때가 되지 않았나' 같은 생각을 아주 가끔 한다. 그게 꼭 (출판과 같은) 유형의 결과물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스스로 정체되어 있지 않고 매 순간 지난날보다 조금 더 가치 있는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영화기록이 계속해서 조금 더 풍부한 사유와 울림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기대감. 브런치스토리에서 처음 작가로 승인(2015.09.04... 더보기
규 챌린지 시즌 1: Loving Myself - 15. <밤의 끝을 알리는> 한 페이지 or 한 챕터 필사해보기 15. 한 페이지 or 한 챕터 필사해보기 "나의 사랑스러운 벗에게. 우리를 떠올리면 내 마음이 덥다. 나의 지난날과 오늘 당신의 고독이 마치 거울처럼 닮아 있는 듯해 더욱 애달프고 섧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도 있다. 길을 잃었다 생각했을 때조차 사실은 길 위에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처럼. 충분한 만큼 울어도 좋다. 눈물을 가두고 모은들 바다라도 되겠는가? 필요한 만큼 아파해도 좋다. 우리는 부러진 다리로는 멀리 가지 못한다. 통증을 느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억지로 일어서기가 아니라 치료와 회복인 것이다. 그리고 당부컨대 너무 오랫동안 두려워하지는 마시라. 길은 걸음 뒤에 자연히 나는 발자취일 뿐, 우리가 긍긍(兢兢)하며 찾아 나서야 할 보물도, 어쩌면 그 무엇도 아니다. .. 더보기
이유운, 사랑과 탄생 “어린 시절에는 사건이 많았다. 직선적인 사유와, 그 사유에 최적화된 시간관념이 확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은 나를 둘러싸고 지속되었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영사기 사이에서, 움직이는 이미지는 오직 나였다. 나만이 움직였다. 그리고 움직이는 나를 바라보는 어른들, 그들의 시선이 나를 따라 작동했다. 나와 타인의 세계 사이에 사랑의 시선이 있었고, 그 시선이 마주치거나 엇갈릴 때 그 흔적을 따라 궤도가 탄생했다. 그리고 궤도가 천천히 일직선으로 맞춰졌을 때, 나는 그 사건들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이유운, 『사랑과 탄생』에서 (1984BOOKS, 2023, 10쪽)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8265878 사랑과 탄생 - YES24 이유운 시인은 첫 번.. 더보기
클래스101 '내 취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문화 콘텐츠 리뷰 쓰기' 론칭 https://class101.net/ko/products/6358b8eaa5cc3b001500cb5e 내 취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문화 콘텐츠 리뷰 쓰기 | 김동진 클래스 소개 영화부터 드라마, 책, 전시, 연극 등 문화콘텐츠에 대해 나만의 리뷰를 쓰고 싶으셨던 분들에게, 다수의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며 영화리뷰를 10년째 써온 N잡러 작가 김동진의 리뷰 class101.net [내 취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문화 콘텐츠 리뷰 쓰기] 클래스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매개로 그것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들을 글쓰기로 풀어내기 위한 제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이것만 하면 글을 단번에 잘 쓸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글을 쓴다는 일의 부담과 어려움을 떨쳐내고, .. 더보기
영화 매거진 '무비고어' 시즌 3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7/22) 7월 11일부터 펀딩이 시작된 영화 매거진 (Moviegoer)에 지난 시즌에 이어 필진으로 참여했어요. 'all-star-season'이라는 제목이 붙은 세 번째 에 저는 ["참 멋진 인생이야, 안 그래?" - (2020)가 남긴 것]이라는 글을 실었습니다. ⠀ 저를 포함한 열한 명의 필진이 등의 작품들을 다뤘습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필진들이 주요 OTT 추천작 목록도 실려 있어요. 로 만나는 글들이 영화의 여운을 마음에 오래 남게 하거나, 다른 시각을 얻게 해주거나 혹은 그 영화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해주는 것들이기를 바랍니다. ⠀ (...) 묘에 당도한 제임스는 “Forgive me.”(용서해줘)라고 적힌 쪽지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바닥에 떨어뜨린다. 쪽지를 떨어뜨린 뒤에는 “I miss you”.. 더보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