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계 배터리를 갈았다, 50년 된 동네 금은방에서 배터리 수명이 다 되어 멈춘 시계를 한동안 책상 한편에 방치했다. 고장 난 시계를 거기 그냥 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하루에 두 번씩 맞는 시계의 맞는 시간을 언제로 해둘까 하다 10시 10분으로 해두었다. 시침과 분침의 간격과 둘이 이루는 각도가 어떤 안정감을 만들어 시계 광고나 카탈로그에도 가장 일반적으로 쓰인다는 그 시간. 수면 시간에 대해 말할 때 자신 있게 "늦게 자도 일찍 눈이 떠진다"라고 늘 말하고 다녔는데 요 며칠 기상 시간이 꽤 불규칙해졌다. 외부의 일정이나 다른 할 일이 없을 때도 늦어도 8시에는 눈을 떴는데, 오늘 일어난 건 고장 난 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그 무렵이었다. 아빠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용돈 좀 줄까 하고. 하시면서 3분 남짓의 짧은 통화를 했고, 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