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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메가박스 반딧불만없음 프로젝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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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당겨 우려하는 건 이런 것이다. 이런 것까지 다 염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나는 소위 '관크'를 극장이 나서서 장려하진 않더라도 이렇게 하나의 포맷 내지 테스트로 끌어올리는 것 자체를 심히 경계하고 있다. 쩌렁쩌렁하게 에티켓 광고로 거듭 강조해 줘도 부족하다. 집이 아닌 영화관에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몰입하러 온 관객들조차, 짐작하건대 옆사람이 아무 움직임도 소리도 내지 말고 시체처럼 있기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공공장소에서의 기본적인 예의. 최소한의 배려. 이것을 가능하기 어렵게 만드는 조건의 상영 포맷에서 "서로의 관람을 존중하며 즐겨주세요"가 가능할까.

이렇게 비판적으로 쓴 건 영화관이 (내가 집에서는 결코 불가능한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을 매우 옹호하는 것과 별개로) 무슨 신성한 공간이어서가 아니다. 상술한 것처럼 영화를 관람하는 환경을 만드는 영화관 운영 주체가 영화 관람 경험을 적극적으로 해치는 기획을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풍경이 씁쓸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관람 문화란 무엇이고 알아보려는 관람 니즈는 무엇인가. 이것은 차라리 고도의 'MEGA LED관 조명 좀 켜놓고 봐도 앞사람 눈뽕 심해도 관람에 지장 없을 만큼 화질 짱짱 좋다'를 위한 바이럴 전략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당연하게도, 이벤트 페이지는 물론 메가박스 공식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p/DQI_WDIESF6/?img_index=1

영화는 어쩌면 시대를 철저히 역행하는 롱-폼의 콘텐츠일지도 모른다. 여러 평자와 필자들이 말하듯 집이 아니라 극장에 걸음해서 일정 시간 동안 영화를 받아들이는 관람 경험은 수동적이지만은 않은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의 집중과 몰입을 요한다. 그것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드는 극장에서 반짝 시도에 그칠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시도'를 하는 배경에 적어도 나는 수긍하기는 어렵겠다.

"프레임 안에 시간의 궤적을 엄격하게 그려가는 영화를 견디기 버겁다면, 내면의 시계에 어떤 결락이나 고장이 발생한 게 아닐까 의심할 수 있는 것이다.”
-김혜리, 『묘사하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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