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끼적끄적

트레바리, '씀에세이-노트' (2025.01~2025.04 시즌 후기를 남기며) 예전엔 읽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소설가나 시인, 평론가 등 글을 직업으로 다루는 훈련된 이의 글을 우선으로 취사선택해 읽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단순히 좋은 글을 읽는 일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로부터 잘 곱씹어 생각하고, 의미를 발견하고, 이면을 헤아리고, 글이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거기 사람이 있음을 헤아려야 쓴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 계기엔 분명 [씀에세이-노트]가 맨 앞에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좋은 것만 읽는 것보다, 기꺼이 시간을 들여 기꺼이 마음을 들여 서로에게 진심 어린 마음으로 코멘트해주고 글쓴이의 고민과 노고를 파악하고 보듬어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곳에서만 만날 수 .. 더보기
사회의 상식과 법리가 지켜지는 일 - 2024헌나8 *당연하게 상식적인 이야기를 논리적이고 엄격한 방식으로 정확하게 읽어주는 판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들었다. 사회의 토대가 아직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위안을 얻은 것 같다. *돌아보니 헌법재판소에서는 그 어떤 반박도 불가능하게끔 완벽하게 후려패기 위해 오랜 기간 평의와 평결을 거친 게 아닐까 싶다. *업무 중에 한쪽 이어폰으로 선고 전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다. 얼핏 딱딱해 보이는 건 법 이야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집약된 이야기를 재판관의 음성으로 또박또박 듣는 동안, 다시 말해 귀로만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도 내용이 아주 쏙쏙 전해졌다. *선고가 끝난 뒤 조금 지나 이내 언론 기사 등을 통해 해당 내용 전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들으면서도 느꼈지만 '논리적인 글쓰기'의 완벽한 표본이라 해도.. 더보기
벚꽃의 꽃말은 사실 주주총회였을지도(2) (...)그때보다 지금은 이른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회사가 훨씬 더 많아졌다. 대부분 소액주주 집단이 상법에서 정하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 주주총회에 특정 의안을 상정할 것을 청구하거나 임원을 대상으로 형사고발 등을 통해 회사가 자신들에게 더 신경 써 줄 것을 요구한다. 저마다 억울한 듯 화가 난 듯 열심히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분쟁을 겪은 회사에서 대외 업무를 하다 보니 그들이 주장하는 것들의 실체에 큰 회의를 갖게 됐다. 몇 년 동안 업계 타사 IR/공시담당자들과 이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본 바로는 업계에서도 거의 모두 공감하는 대목이었다. 땀 흘리지 않고 사익을 추구하려는 집단이 행동주의라든가 아니면 '소액주주'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뒤에 숨어서 무작정 배당을 요구하거나 (회사가 유보금.. 더보기
H포인트, 봄 우리가 봄이다.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우리가, 다시 피어날 것을 알고 웅크리며 새순을 기약한 우리가, 눈보라는 결국 그칠 것임을 믿고 기다린 우리가, 그리하여 또 다시 햇살을 맞이하고 매무새를 새롭게 하고 일어나는 지금 우리가 봄이다. 더보기
벚꽃의 꽃말은 사실 주주총회였을지도 (1) (...) *3월 13일-주주총회소집결의 (이사회에서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목적사항을 확정한다.)-주주총회소집공고 (주주에게 주주총회가 소집되었음을 알려야 한다.)-주주총회집중일개최사유신고 (12월 결산법인이 대다수이다 보니 매년 유가증권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에서 주주총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를 몇 개 발표한다. 그 날짜에 주주총회를 열게 되면 왜 그때 열 수밖에 없었는지 신고서를 내야 한다.)-의결권대리행사권유참고서류 (회사가 가진 지분만으로 주주총회 성립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투표)를 일정 요건을 갖춰 권유 및 독려해야 할 때가 많다. *3월 20일-감사보고서제출 (회계법인(외부감사인)이 당기(2024년) 실적에 대한 감사를 마치고 감사보고서를 보내오면 회사가 그.. 더보기
리피움 피플 - 우리동네 산부인과 채널, 추성일 원장 세바시 강연 (…) “여성이 건강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믿는 산부인과 전문의 추성일입니다.”헤스티아 여성의원을 개원하기도 몇 년 전, 그러니까 전공의로 일하면서 몇 권의 책을 쓰고 ‘포해피우먼 닷컴’을 운영할 때부터 그가 슬로건처럼 해오던 말이었다. 평소 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우리동네산부인과’(우리동산)에서 익히 해 온 건강에 대한 이야기 대신 ‘다른 곳에서 이야기해보지 않았던 남자 산부인과 의사의 삶’에 대해 말하겠다며 그는 강연을 시작한다. 첫 번째는 (자녀 등이) 의사가 되겠다고 하면 그 직업에 대한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의)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고 진로를 찬성 및 응원하겠다고 하지만 전공으로 산부인과를 택하고자 한다면 반대하거나 기피할 이들이 많다는, 전공에 대한 현실적인 코멘트다. 아내.. 더보기
연관공 공지 백업용(2025.01) ■ 0. ✏️✏️✏️✏️✏️고민상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새로 입장하셨다면, 하루 뒤에 이야기 해주세요. 이 글과 함께 별도의 공지("당부의 말씀")도 꼭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1. 처음 입장하시면 간단한 소개, 인사 부탁드립니다! 입장 후 일정 시간 내 아무 말씀이 없으실 경우 광고 목적 등으로 판단되어 내보내기 조치할 수 있습니다.2. 본 채팅방은 홍보담당자 모임인 '홍담모', 홍보담당자와 기자들의 모임인 '홍기모' 오픈채팅방에서 파생되어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PR이나 언론 계통에 종사하지 않는 분들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닉네임에 대해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으나, '가즈아', '피자 먹는 무지' 등 구분하기 어려운 이름보다는 각자 개성이나 취향 등을 반영한 닉네임을 설정해주시길 권장합.. 더보기
찌그렁오리 이모티콘을 유료로 사는 삶 찌그렁 오리(1~11), 찌오의 돌고도는 인생사(1~4), 띠또로로띠 띠오, 옥수수먹인 콘찌오, 변신해 찌오, 찌오의 러브러브(1~6), 적재적소 찌둥스, 응애 찌오에오, 미쳐버렸 찌오(1~3), 찌오의 별일없는 하루(1~3) 등. 모두 이모티콘 이름들이다. 카카오톡의 찌그렁오리(이하 '찌오') 이모티콘을 사용해 온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찌오 혹은 찌오와 관련된(ex. 같은 작가의 다른 이모티콘 중 '찌그렁 듀오'와 같이 찌오가 등장하는 것들이 있다) 모든 이모티콘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월 구독을 통해 다운로드한 게 20개. 나머지 42개는 모두 개별 구매했으니 나는 찌그렁오리 62종 보유자다. "그렇게 되었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처음 계기는 채팅방에서 우연히 본.. 더보기
늦은 2024년의 결산(문화 콘텐츠) 12월에 트레바리 [씀에세이-노트]의 연말결산 번개모임에서 썼던 것을 조금 추려서 남기는 뒤늦은 2024년 일부의 취향 기록.⠀올해의 문학김애란, 『이중 하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2024)⠀올해의 비문학김지원,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유유, 2024)자미라 엘 우아실, 프리데만 카릭,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김현정 역, 원더박스, 2023)⠀올해의 문장"이 미래는 내 힘으로 거부할 수 있다. 내게 그런 힘이 있다는 걸 한 번 느껴보고 싶었어요.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지는 못할지라도 원치 않는 미래를 거부할 수는 있겠죠.""방금 인생이 내게도 맥주 한 잔을 내밀었어요. 우리 낮술 마시러 가요. 내가 할 이야기가 생겼어요."-김연수, 「여수는 나의 힘으로」에서 (2024.07.23 미.. 더보기
2025년 1월 1일 '무슨 이유에서인지 안녕하지만은 못했던 날들이구태여 잠잠히 흘러간다'-박소란, 「안부」⠀한 해를 보내고 다른 한 해를 맞이하는 일은 그다지 요란하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세상 돌아가는 일에 조금 더 민감하려 하면서도, 타인의 슬픔과 고통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말하고 쓰는 일에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공간은 다른 사람, 다른 생각, 다른 집단에 대해 쉽게 판단하는 가벼운 언어로 넘쳐난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목적 없는 살가운 안부를 조금 더 성실하게 묻는 이번 해를 보내야겠다고 가만히 적는다. 모두 무탈히 건강히 지내시기를 바라요. (2025.01.01.) https://www.instagram.com/p/DESDFoKTOTq/ 더보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