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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핀처

대부분 실패하고 어쩌다 간신히 성공하는 순간들: 넷플릭스 영화 '맹크'(2020) "오슨이 왜 공동 각본가죠?" "바로 그게... 영화의 신비랍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불참한 맹크는 그게 영화의 신비라고 답했다. 대부분 실패하지만 어쩌다 간신히 성공하는, 작고도 보이지 않는 순간들이,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는 협업의 정수가, 2시간에 담을 수 없는 인생을 다만 어떤 하나의 인상으로나마 표현해내는 순간들이, 그렇게 영화를 만든다. 그 영화는 또 다른 영화들에 의해 결국 잊히고 옛 시대의 산물로 남는다. 하지만 그 루이스 메이어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MGM에는 하늘의 별보다도 스타가 많다고 하지. 믿지 말게. 우리 스타는 하나야, 사자 리오. 절대 잊지 마. 그걸 잊는 스타들은 여기 못 있어." 'Leo The Lion'은 MGM스튜디오 영화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 더보기
[1인분 영화] ‘나를 찾아줘’ – 우리는 하나의 길고 무서운 클라이맥스다(하) (2020.10.21.) “그러므로 그것은 끝나야 했다. 닉에게 헌신하고 그와 함께 안정감을 느끼고 그와 함께 행복해하면서 나는 '진짜 에이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훨씬 더 나은 여자고, '쿨한 에이미'보다 더 흥미롭고 복잡하고 도전적이었다. 그럼에도 닉은 '쿨한 에이미'를 원했다. 상상할 수 있는가? 마침내 당신의 진실한 자아를 당신의 배우자이자 소울메이트에게 보여줬더니 그가 당신을 싫어한다. 그렇게 처음으로 증오가 싹텄다. 나는 이 문제를 아주 오래 생각했다. 나는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길리언 플린, 『나를 찾아줘』, 강선재 옮김, 푸른숲, 2012, 347쪽.) 소설의 이야기는 ‘닉’의 것과 ‘에이미’의 것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쓰여 있습니다. 위 대목은 ‘에이미’가 쓴 일기에서 하나.. 더보기
[1인분 영화] ‘나를 찾아줘’ – 우리는 하나의 길고 무서운 클라이맥스다(중) (2020.10.19.) (...) 가령 상황이 불리해진 ‘닉’은 유명한 이혼 전문 변호사 ‘태너’(타일러 페리)를 고용하는데, 그는 ‘닉’에게 천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보는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 단독 인터뷰를 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미 외도 사실까지 드러난 이상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수가 필요했거든요. 여기서 ‘태너’는 ‘닉’에게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일일이 가르쳐주며 연습을 시키고, ‘닉’이 말 실수를 할 때마다 젤리빈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는 어쩌면 데이빗 핀처 감독 혹은 작가 길리언 플린 본인의 시점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두 사람도 이 이야기를 꽤나 재미있게 바라보며 매체에 담았을 것이란 상상을 하게 됩니다.) (...) (2020.10.19.)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0월호 .. 더보기
[1인분 영화] ‘나를 찾아줘’ – 우리는 하나의 길고 무서운 클라이맥스다(상) (2020.10.16.) (...) 같은 작품이야말로 진정 긴 글을 통해 상세하게 다루기에 적합한지도 모르겠군요. 겉으로는 스릴러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타인의 불행을 뉴스와 가십으로 소비하는 일부 미디어(그리고 대중)의 태도부터 시작해 현대 사회의 결혼생활이 지니는 명암 등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화두를 담고 있거든요. 시작은 이렇습니다.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작가 ‘닉’(벤 애플렉)과 어린시절부터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인기 동화 시리즈의 실제 모델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는 부부입니다. 파티에서 만나 금세 사랑에 빠진 둘은 행복을 약속하며 결혼했지만, 경제 불황이 닥치며 둘 다 실업 상태가 됩니다. 당장 생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둘의 결혼 생활에도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5.. 더보기
[1인분 영화] ‘나를 찾아줘’ – “What have we done to each other?” (2020.04.01.) 이메일 구독자에게 보내는 [1인분 영화] 4월호 첫 글은 "What have we done to each other?"라는 제목으로 데이빗 핀처의 영화 (2014)에 관해 썼다. (2020.04.01.)​ (...) (2014)의 첫 티저 예고편에는 엘비스 코스텔로가 부른 곡 ‘She’가 편곡되어 등장한다.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곡이 스릴러의 예고편에 이질감 없이 쓰일 수 있듯, ‘에이미’와 ‘닉’의 결혼 생활도 두 사람이 당면한 문제와 주변, 특히 언론과 미디어에 의해 비치는 모습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 ​ 더보기
[1인분 영화] - '소셜 네트워크' - 어떤 의미에서든, 혁명 (2020.01.15.)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일곱 번째 글은 '어떤 의미에서든,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2010)에 관해 썼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2010)에 대해 먼저 떠오르는 건 'You don't get to 500 million friends without making a few enemies'라는 영문 포스터 문구와 '5억 명의 온라인 친구 /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 하버드 천재가 창조한 / 소셜 네트워크 혁명!'이라는 국내 포스터 문구가 얼마나 대조적인가 하는 것이다. 창조와 혁명이라는 키워드가 강조된 후자와 달리 전자는 비록 5억 명의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거기에는 '소수라 할지라도 적을 만들게 될 수밖에 없다'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이 더 중요한 문장이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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