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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마이카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2023) (...) 시점 쇼트이거나 그렇게 보이는 장면들을 볼 때 관객은 자연스럽게 그게 누구의 것인지를 찾으려 하게 된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오프닝이나 클로징에서 그건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거나 혹은 인물이 아니라 (절대적인 측면에서) 영화 자체의 시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는 사이 영화는 주행하는 차량의 (누구의 시점도 아닌) 후방을 몇 번씩 보여주는가 하면 날고 있는 새를 분주하게 따라가기도 한다. ⠀ 요즘은 불편하지 않고 쉽게 이해되어야 마치 좋은 이야기인 것처럼 간주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지만, 진정으로 생각할 거리를 가져다주는 쪽은 당혹감을 안기거나 의외성을 내포한 것들이다. 의 후반, 특히 결말부는 꽤나 충격적인 쪽이지만 무심한 듯 숲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첫 장면을 떠올.. 더보기
마음산책 2022 겨울 특강 - 신형철 문학평론가 2022.11.17., 2022.12.01. 김혜리 기자의 가을 특강에 이어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함께한 마음산책 겨울 특강. 가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따로 더 생각하고 정리해두고 싶은 대목을 가득 만나 하나의 글만으로는 대신할 수 없겠어서 나는 다만 이 강의를 듣는 평일 저녁이 그렇지 않은 평일 저녁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했다. ⠀ 두 번에 걸친 강의를 듣는 2주의 기간 동안 추워진 날씨에 대해 생각했고, 두 번 다 강의 시작 전 같은 카페에 있었지만 달리 흘러나오던 음악에 대해 생각했으며(첫날에는 여러 아티스트와 장르의 곡이 섞여 나왔지만 둘째 날에는 윤하의 노래만 계속해서 나왔다), 앉았던 자리가 다르거나 강의를 마친 뒤 허기를 달래러 저녁을 먹은 곳이 다르거나 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이것들.. 더보기
영화 '열정'(2008) 리뷰 -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하마구치 류스케 세계 "나와 스피드를 맞춰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게." -가호와 도모야의 대화 '우리'는 자주 어긋나고 엇갈린다. 그로 인해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겨나고 어떤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아지거나 그 존재가 발견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근작 중 하나인 (2019)의 리뷰를 적으면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썼다. "(...) 요동치는 마음속에서 ‘아사코’는 그러나, 기꺼이 자신에게 찾아온 모든 일을, 누군가의 선택으로 자신이 입은 상처와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가 입은 상처를 모두 부정하지 않기로 한다." 최근 국내 개봉을 앞둔 그의 장편 데뷔작 (2008)에 관해서도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선택을 유예하거나 회피했던 이들이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 일에 대해 직시하고 마침내 어떤 결정..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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