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퀘어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2 심규선 단독 콘서트 '밤의 정원' (2022.10.01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세트리스트를 순서대로 되뇌는 것만으로 서사가 되어, 노래를 듣는 동안에도 내내 곡들의 순서를 떠올리고 더듬었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저마다 목록을 정리하고, 멜론이나 유튜브, 애플뮤직 등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마음에서 비롯할 것이다. ⠀ 믿을 수 없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모두 어두워 잘 보이지 않고 앞길을 파악하기 힘든 순간들을 지나고 있다. 그렇지만 어떤 이는 그것을 '밤의 정원'이라 칭한다. 노래로 율동으로 매 순간 쓰고 부르며 이야기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맞추고 저마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지 않도록 온당한 시선으로 바라봐 준다. 3시간의 무수한 포옹이, 우리를 내내 살아 있자고 다짐하게 만들어주고 "정말로 필요한 그 모든 것들은 그대의 안에.. 더보기 심규선, 밤의 정원 1. "저 혹시...?" ⠀ 며칠 전에는 집 근처 스타벅스에서 주문을 받는 파트너 분과 서로 알아보았다. 그는 700여 미터 정도 떨어진 다른 스타벅스에서 근무했던 분인데 한동안 다른 구에 있는 지점에서 일하다 얼마 전부터 이 지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얼마 전'이 거의 1년 전인데, 아주 규칙적으로 가는 곳은 아니지만 스케줄 근무를 하는 파트너 특성상 그간 한번도 요일과 시간이 맞지 않았을 수 있겠는 것. 마스크를 쓰기 전 얼굴로 마스크를 쓴 얼굴을 알아보는 일도 신기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동안 한번도 만나지 못한 것도 그렇다. 서로가 서로가 맞는지 알아보고자 눈동자가 커지고 시선이 조금 더 마주치는 그런 일은 이미 흔치 않게 일어난다. ⠀ 2. 그런 비일상의 순간은 무엇인가를 좋아하길 지속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