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집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며 시인은 시를 쓰네 "붉음이 점차 짙어지는 순간을 우리는 하루에 한 번씩 맞이한다. 저녁이 밤에게 자신을 내어줄 때이다. 그 시간 동안 어떤 이들은 시인이 된다. 박준도 그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 이 세계와 만나는 자리에서 결국 우리들은 우리를 글썽이며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 그래서 저녁이면 만나서 밥과 술을 먹고 서로 택시를 태워주며 헤어지다가 문득, 당신이 생각날 때. 그런 마음들이 애잔해지는 이런 시들을 쓰고 싶다. 바로 다음과 같은 시. (...) 그러니 세계야, 나는 널 버리지 않을 거야. 나의 간절한 것들의 깊은 눈을 모아다가 그냥 시를 쓸 거야. 그러니 세계야, 계속 날 불편하게 해줘. 내가 젖은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당신을 응시하며, 그리고 어제 해결하지 못한 눈물을 젖은 모자에 집어넣으며 그냥 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