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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영화 '치코와 리타'(2010) 문화적, 정치적, 인종적인 세부를 토대 삼아 '치코'와 '리타'의 이야기는 "원하는 것은 모두 과거에 둔" 이들이 막연히 지난 추억에 대한 희구만을 간직한 채로 어떻게 오랜 세월을 흘려보낼 수 있는지 들려준다. 그건 대체로 오해와 엇갈림으로 빚어지기 일쑤지만 문득 "다시 키스하고 싶었어"라며 거울에 쓰인 채 하룻밤의 재회에 그치기도 한다. (2010)는 그러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그리고 가수를 주인공 삼은 영화답게 결정적인 순간에 노래로 말을 아끼거나 대신하기도 하며, 마치 이것이 스페인 애니메이션이 맞다고 말하듯 애니메이터의 손길보다 회화를 직접 그리고 움직여낸 것처럼 특색 있는 방법으로 짧은 러닝타임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 #동진영화 #치코와리타 #애니메이션 #ChicoandRita #쿠바 #.. 더보기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2020) 리뷰 두 번째 (...) '제리'는 자신들의 역할이 영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태어나기 전 운명을 미리 설정해놓는 것이 아니라는 뜻과 상통한다. 같은 단풍나무 씨앗도 어떤 이에게는 아무런 의미를 띠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지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앞뒤로 날갯짓하는 광경이 더 오랜 시간 느리게 감각되는 것처럼, 지구 모양의 통행증이 마지막 조각을 완성하도록 이끄는 불꽃도 영혼을 그 영감의 원천 그대로 살게 하지는 않는다. 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인생의 방향을 바꿀 지침이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듯이. ⠀ 은 토끼굴의 문을 닫고 시작해 어느 집의 문을 열어젖히면서 끝난다. 영화 엔딩 크레디트 말미에는 애니메이션 제작 기간에 태어난 이들(프로덕션 베이비)의 이름을 'Recent you .. 더보기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이 서사를 표현하는 방식 영화 서사의 훌륭한 표현 방식이라는 건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런 종류인 것 같다. (2020)은 미래를 그리고 꿈꾸는 것도 좋지만 발 딛고 서 있는 이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직접 발화하지 않는다. 그냥 보여준다. 중학교 음악 교사 '조 가드너'는 하프 노트 재즈 클럽에서 열리는 쿼텟 공연의 임시 피아노 연주자로 뽑히게 된 바로 그날 열린 맨홀에 빠져 죽는다. 그건 그냥 운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합격 소식을 들은 '조'가 기쁨에 겨워 뉴욕 도심을 주변을 살피지도 않고 전화를 하면서 걸었기 때문이다. 맨홀에 빠지기 전에도 그에게는 몇 번의 위험이 더 있었고 그때는 다행히 위험을 피했지만 어느 순간에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 찾아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는 운이 없어 열린 맨홀 앞을 걸어가느라 죽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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