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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불확실한행복

세상의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가: 사적인 이야기에 관해 영화 (2012)에는 중년이 된 '파이'가 자신을 찾아온 작가에게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 뒤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십니까?"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길고 자세하지만 믿기 어려운 버전 하나와, 짧고 명료하지만 잔혹하고 상상의 여지가 없는 버전 하나. 고민하던 작가는 한쪽을 택한 뒤, 그게 '더 나은'(better)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의 '나음'이란 물론 좋고 나쁨이 아닐 것이다. '파이'가 들려준 두 이야기는 모두 다른 누구도 증명하거나 규명할 수 없이, 오직 '파이' 본인에게만 존재하는 이야기다. 작가가 둘 중 어느 한쪽이 아닌 다른 한쪽을 택한다는 건 그 하나를 고른 계기에 그가 세상을, 이야기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가 작용했음을 뜻한다. 한 이야기를 읽은 '나'는 그.. 더보기
문화예술의 가치에 관한 짧은 생각: 어떤 행복은 크고 확실하다 (2018), (2017), (2013) 등으로 알려진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얼마 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소식에 영화계 관계자들과 동료는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했던 건 단지 그가 스타였기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단지 그가 출연한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는 것을 넘어 스크린 바깥에서의 직업인으로서의 면모에 호감과 매력을 느끼고 그의 커리어를 응원했다. 스타의 팬은 그의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 기대감을 갖고 그것을 열렬히 함께한다. 국적을 불문하고 배우나 가수를 좋아한다는 일에 관해 말하는 건 별로 특별하지도 새삼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취미와 애호의 범주를 넘어 그것이 삶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 사소하게는 영감의 원천일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생존 자체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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