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화 '퍼펙트 데이즈'(2023) - 평일의 비슷한 일상 예찬 (...) 야쿠쇼 쿄지가 연기한 주인공 '히라야마'는 도쿄 시부야에서 공공 화장실 청소 업무를 한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꺼리거나 직업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히라야마의 일과는 아침 일찍부터 규칙적으로 짜여 있고 그는 청소 도구를 직접 개발할 만큼의 직업 정신을 보유한 인물이다.⠀영화 초중반을 지나는 (언뜻 봐도 직업 의식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히라야마의 동료가 "어차피 더러워질 것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라고 하지만 실은 거기에 직업을 넘어 인생의 어떤 비밀이 숨어 있다. 히라야마는 그냥 웃어 넘기지만 실은 거기에 이렇게 응답할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죽을 것, 뭐 하러 살아? 결국 그 동료 다카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무단으로 그만둔다.⠀는 평범한 과정과 흔한 반복을 .. 더보기 마음산책 2022 겨울 특강 - 신형철 문학평론가 2022.11.17., 2022.12.01. 김혜리 기자의 가을 특강에 이어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함께한 마음산책 겨울 특강. 가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따로 더 생각하고 정리해두고 싶은 대목을 가득 만나 하나의 글만으로는 대신할 수 없겠어서 나는 다만 이 강의를 듣는 평일 저녁이 그렇지 않은 평일 저녁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했다. ⠀ 두 번에 걸친 강의를 듣는 2주의 기간 동안 추워진 날씨에 대해 생각했고, 두 번 다 강의 시작 전 같은 카페에 있었지만 달리 흘러나오던 음악에 대해 생각했으며(첫날에는 여러 아티스트와 장르의 곡이 섞여 나왔지만 둘째 날에는 윤하의 노래만 계속해서 나왔다), 앉았던 자리가 다르거나 강의를 마친 뒤 허기를 달래러 저녁을 먹은 곳이 다르거나 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이것들.. 더보기 영화 '패터슨'(2016) 내일이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떨치지 못하면서도, 그 하루가 오늘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남은 힘을 걸어보면서도, 살아있다는 그 아무렇지 않은 놀라움에 관하여. 좋은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란, 이 세상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기 위해서일 것이며, 남들 하는 대로 살라는 말을 거부하기 위해서일 것이며, 또한 하나의 세계란 결론이 아니라 곧 과정이어야 함을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겠다. '내일의 불확실한 그것보다는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 것 / 이 말들은 던져진 운명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 빠름보다는 느림을 준비하네 그러므로 시는 / 아무도 돌보지 않는 깊은 고독에 바치는 것이네 / 그게 좋은 시를 읽어야 할 이유'(천양희, 「詩作法」 부분, 『새벽에 생각하다』) 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