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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빛

[1인분 영화] ‘환상의 빛’ – 이유 없는 뒷모습 (2020.05.27.) “그때 아주 시커멓던 하늘도 바다도 파도의 물보라도 파도가 넘실거리는 소리도 얼음 같은 눈 조각도 싸악 사라지고 저는 이슥한 밤에 흠뻑 젖은 선로 위의 당신과 둘이서 걷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힘껏 껴안아도 돌아다봐 주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피를 나눈 자의 애원하는 소리에도 절대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뒷모습이었습니다. 아아, 당신은 그냥 죽고 싶었을 뿐이구나, 이유 같은 것은 전혀 없어, 당신은 그저 죽고 싶었을 뿐이야.” -미야모토 테루, 『환상의 빛』, 송태욱 옮김, 바다출판사, 2014, 59쪽에서​ ​​ 이메일 연재 [1인분 영화] 5월호 열두 번째 글은 '이유 없는 뒷모습'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1995)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5월은 이제 한 편의 글만 남았다.​ ​.. 더보기
미야모토 테루 소설 '환상의 빛' 부산 아난티 코브에 있는 '이터널 저니' 서점에서 지난달 산 책을 이제야 펼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1995)의 원작인 '환상의 빛'을 포함한 네 편의 중단편이 실린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집. "예컨대 인간은 살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저 죽고 싶어서 죽을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생의 무도한 불가해함은 가혹한 허방인 동시에 매일 몸을 일으켜 다시 살게 만드는 요염한 신기루 - 환상의 빛이라는 것."(김혜리 기자)이라는, 책 뒤표지 글의 일부를 가져다놓는다. 2년 전엔가 기획전으로 만나게 된,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 그의 데뷔작이었다는, 잘 이루어지기 힘든 경험을 안겨준 영화를 어렴풋이 떠올리면서. 단어를 넘기며 문장 사이로 시선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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