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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은 여러모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를 떠올리게 한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걸고,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으며, 대가를 감내하고 무게를 피하지 않은 이야기가 영웅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고 그 영웅이란 특별하거나 희귀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이가 최고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던 스탠 리는 그가 일궈낸 세계에 즐겁게 빠져든 채 자신의 마지막 영화 안에서도 사랑이란 말로 스스로를 인용한다. 영화 역시 세계관 내 다른 영화를 끊임없이 되가져오거나 변용한다. 영화 속 '어벤져스'들은 알고 있는 하루를 다시 살거나, 가장 아픈 심연을 마주하거나, 가장 그리워했던 무엇인가와 재회하고, 피할 수 없는 일 앞에서 자신을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한 명 한 명이 모여 팀이 되고, 팀들이 모여 더 큰 연대가 되는 과정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지난 11년 동안 거쳐온 과정을 고스란히 닮았다. 181분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가장 뛰어난 점은 그래서 각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관객에게 선물했던 시간을 한 번 더 선물하면서 자신이 썼던 이야기를 되짚어 돌아보고, 고쳐 쓴 이야기를 언제 어디에서 맺을지를 정확히 간파한 대기획은 여기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뒷모습에서도 계속된다.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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