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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영화] 9월호 일곱 번째 글은 리뷰 - 쓰는 사람의 품위와 쓰는 행위의 고됨이라는 제목으로 <변산>에 대해 썼다.
(...) 이 영화를 꺼낸 건 단지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보고 배우의 전작이 생각났기 때문만이 아니다. 박정민은 『쓸 만한 인간』이라는 산문집의 서문에 이런 문장을 썼다. "이 세상 모든 작가님들에게, 그들의 품위에, 그들의 고됨에, 넘볼 수 없는 존경을 표한다." 내 글을 읽는 이들 중에서도 자기 이야기를 직접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쓰는 사람의 위로란, 쓰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것을) 쓰는 사람에게서도 나오지 않을까.
쓰는 일이 어렵고 고되다는 것을 끌어안으면서 쓰는 행위 자체가 잉태해내는 어떤 품위 있는 결과물이, 당신에게도 가능하다고 말(노래)해주는 것. 그리고 꼭 대단한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무엇을 왜 쓰고 있는지를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매 순간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만의 범접할 수 없는 품위를 만들어 가리라는 것. '학수'의 랩은 곧 노래이며, 노래(가사)는 곧 글이다. 이준익 감독의 유머와 철학이 모두에게 호응을 얻을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나 같은 관객에게는 소중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변산>을 다시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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