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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머문 이야기

유계영 시인 산문집 '꼭대기의 수줍음'(2021,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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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않은가. 언제나 마음이 있다는 거 말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때는 물론이고, 마음이 있는 줄도 모르고 허겁지겁 밥을 먹고 깊숙한 혓바닥을 닦을 때에도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 거. 더욱 곤란한 것은 나에게만 있는 줄 알았던 마음이 너에게도 있다는 사실이다. 너에게 언제나 마음이 있다. 네가 마음이 쓸쓸하다고 말할 때는 물론이고, 너에게 마음이 있는 줄도 모르고 내가 내 마음을 뾰족하게 세울 때에도 너에게 마음이 있었다. 각자에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후의 인간은, 분명히 다른 말을 구사하기 시작한다. 침묵의 내부에 좁은 골목들이 자라기 시작한다. 작은 화분에 담긴 커다란 식물처럼 혀가 묶이기 시작한다."

-유계영, 『꼭대기의 수줍음』 (민음사, 2021, 230쪽)

책을 읽을 시간과 여유가 지금보다 더 많았던 시기를 함께했던 책의 다수는 '시인의 산문'이었다. 이병률, 김행숙, 김소연, 허수경, 박준 등. 시인이 쓴 산문을 읽는 즐거움과 그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3983390

 

꼭대기의 수줍음 - YES24

동물과 인간, 인간과 세계의 틈을 벌리는 시인의 시선그 사이로 비로소 보이는 깊은 마음들, 시가 될 장면들유계영 시인의 첫 번째 에세이집유계영 시인의 첫 번째 에세이집 『꼭대기의 수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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