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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방향의 화살표를 따라간다
예전엔 버스 노선도에 화살표가 없었어
누군가 화살표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네
그 선의를 떠올릴 때마다
몸에 무언가 달라붙는 느낌이다
온몸을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고
몸의 어느 구석에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말해줄 때까지
모르는 행복이란 게 있다면
누군가 알려주기 전까지
모르는 죄도 있다고 했다
짝의 등에 바보라고 써붙이는 것처럼
내 기준의 재미는 내 기준만큼의 재미다
내 머리에 껌을 붙이던 그 새끼의 재미도
그 새끼 기준만큼의 쾌락이었으니까
모르는 사이, 내 이름 뒤에 새끼가 붙는다
새로 산 옷에서 떼는 걸 잊은 가격표처럼
누군가 알려주기 전까지 당당한 자세였다
알면 부끄러워지는 일은
모르던 때로 되돌릴 수 없다
수치를 모르고 살아갈 수는 있다
그걸 견디는 게 내가 아닐 뿐
복이 참 많으세요, 누군가 다가오면
보지 않던 방향의 먼 곳을 과거처럼 보았다
-유수연, 「스티커」,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532112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 유수연 | 문학동네 - 예스24
“사랑이 먼저 흘러가버렸네요흐름의 시작을 찾을 수 없는 유수와 같은 시절이었습니다”사랑의 원류를 좇아 우리를 발견하게 하는 시,마음의 근육을 길러 슬픔의 너머를 보게 하는 시유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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