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티크 서교점의 영업 종료를 며칠 앞두고 공간(空間)은, 비어 있는 것들의 사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꼭, 사람이 채운다. 3년 전 봄날의 일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책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던, 지금은 누나라고 부르는, 어떤 분에 의해 우연히. '북티크'라는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강남구 학동로 105. 나는 낯선 호기심으로 찾았던 논현역 근처의 그곳에서 열리는 독서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여름, 서교동에도 북티크가 생겼다. 그곳이 여는 날에도 나는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새 공간의 시작을 응원했다. 어느 날 '이런 공간이 있다'는 고마운 이야기에 소중한 공간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많은 이들을 새로 만났다. 이제는 스쳐간 이들도 적지 않으나, 지금껏 닿아 있는 고마운 이들도 있다. 어느 날 '.. 더보기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요?" 누가 물었다. 네, 바꾸고 싶어요. 아니, 적어도 바꾸는 데 도움은 주고 싶어요. 나는 전면에 나서는 행동가는 되지 못한다. 산책은 좋아하지만 이 날씨 좋은 날에도 동네 카페에 가만히 앉아 책 읽고 글 쓰고, 컴컴한 극장 상영관에 앉아 영화에 빠져들 뿐인 사람이다. 그러니 어쩌면 난 세상을 바꾸고 싶어도 바꾸지 못할 것이다. 대신 나는 이런 이야길 꺼냈다. 더 좋은 영화를 더 많이 보고, 그것들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는 것만이 적어도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믿는다고. 집 근처 극장에서 심야로 를 볼 때의 일이다. 내 또래로 추정되는 세 명의 남녀가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중 자신의 앞자리에 신발을 벗고 발을 올린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래, 여기가 .. 더보기 다시, 시작하며 시인을 올려다보던 마음처럼, 시인이 세상을 사유하는 시선처럼, 영화에 다녀올 때의 걸음처럼, 그렇게 세상을 살아내어야지. 그 영화에 이 세상은 없겠지만, 거기 영화가 있다는 것만으로 여기 오늘은 조금 더 좋아질지도 몰라.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다. (2018.05.26) https://brunch.co.kr/@cosmos-jhttps://instagram.com/cosmos__j 더보기 이전 1 ··· 251 252 253 2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