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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프터썬'(2022) 재개봉 후기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 누군가의 뒷모습에 드리운 그늘을 읽어내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걸 의 중후반은 잘 보여준다. 의도적으로 영화가 생략하거나 설명하지 않은 것들은 고스란히 관객 각자에게 여운처럼 다가와 짙게 남는다. 캠코더에 담긴 '인터뷰'는 영화 속 현재의 소피가 진정 아빠에게 묻고 싶었을 질문처럼 다가온다. "11살의 아빠는 지금 뭘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요?" 이러한 언어가 다가와 감정적인 여운을 남기는 건 지금 그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인데, 마치 이 '어찌할 수 없었음'을 받아들이는 듯한 연출 하에도 지나온 시절을 향한 연출자이자 작가의 감정은 고스란히 담긴다. 그 순간을 마치 현재인 것처럼 눈앞에 되살려내려는 안간힘과 기억의 오류 내지 한계를 인정하는 무의식 중의 깨달음이 모여 끝나지 않고 계.. 더보기
영화 ‘노웨어 스페셜’(2020),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 병으로 죽어가는 ‘존’(제임스 노턴)은 아들 ‘마이클’(다니엘 라몬트)이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좋은’ 가정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사회복지사와 함께 입양을 원하는 몇 군데의 가정을 방문하는 동안에도 아들은 아빠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존’이 (‘마이클’과 함께) 찾아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환경과 상황에 있다. 어떤 교육이든 시켜줄 수 있는 부유한 부부도 있고 이미 수많은 입양아들을 대가족으로 끌어안은 부부도 있다. 임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이도 있고, 이미 아기용품들까지 구비해놓은 채 어린 아기를 원하는 부부도 있다. ⠀ (2020)이 다루는 화두와 그로부터 이끌어내는 감정은 표면적으로는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더보기
알지 못하는 사이 내게도 이런 여름이 있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2019) 리뷰 (...) ​과 같은 영화에 관해 말할 때 중요한 건 서사 자체가 아니라 매 순간 인물, 특히 '옥주' 같은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의 흐름이겠다. 떨어져 지내는 엄마와의 일로 동생 '동주'(박승준)와 벌이는 작은 다툼,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지만 돈을 허락해주지 않는 아빠에 대한 서운함, 혹은 가족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새벽 할아버지 혼자 음악을 틀어둔 채 맥주를 따라놓고 거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 뒤의 마음 같은 것들. 은 '옥주'의 시점으로 이 집에서, 이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천천히 관찰하고 따라가되 가족 구성원 각자의 사연을 기계적으로 나열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흔히 아동이 주인공인 영화 속 어른의 전형 같은 것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 예컨대 아이가 원하거나 바라는 무언가의 대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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