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헤인즈 썸네일형 리스트형 [1인분 영화] ‘아임 낫 데어’ –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십니까 (2020.05.04.) (...) 그러니까 의 ‘주드’, ‘잭’, ‘존’, ‘로비’, ‘빌리’, ‘랭보’, ‘우디’는 모두 밥 딜런이기도 하고 모두 아니기도 하다. 차라리 ‘밥 딜런의 전기 영화’가 아니라 ‘밥 딜런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들)에 관한 영화’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시대의 거인이 된 인물의 생애를 평면적으로 조명하는 대신 는 밥 딜런이 남긴 수많은 곡들을 중심으로 그 노랫말을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기반으로 삼는다. 메시지나 교훈을 주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야기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각각의 시대 자체를 관객이 경험하도록 문을 열어주는 이야기. 의 제목은 밥 딜런의 미발표곡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밥 딜런은 거기 없거나, 있을 수도 있지만, 완전히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더보기 [1인분 영화] ‘원더스트럭’ – 개인의 역사 (2020.05.01.) (...)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떤 이들은 별을 바라본다." -오스카 와일드,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에서 결국 삶의 기록 역시 결과 자체만으로 존재할 수 없고 과정 하나하나에 무엇이 있는지를 경험하고 발견함으로써 가능하다. 사건 하나하나가 ‘디오라마’, 곧 인생 전체가 ‘파노라마’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별 하나에 누군가를, 또 별 하나에 무언가를 생각하며 나를 찾아가는 일이 그 자체로 본인이 이미 삶의 큐레이터라는 사실을 지시한다. 개인의 역사는 매 순간 쓰이고 또 고쳐 쓰이며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기록된다. 또렷이 감각하고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동안에. 그리하여 오늘도 내 것을 수집한다.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5월호의 첫 번째 글은 '개인의 역사'라.. 더보기 불의를 외면하지 않은 변호사가 만들어낸 세상의 변화: 토드 헤인즈 감독 신작 '다크 워터스'(2019) 리뷰 이 글을 클릭한 당신은 ‘테플론’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보았는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한 화학 물질은 누군가의 아이디어에 의해 프라이팬과 같은 생활 용품으로 용도가 확장되었다. 음식이 눌어붙지 않는 ‘마법의 물건’처럼 통한 테플론은 그렇게 수십 년 동안 현대인의 생활에 깊숙하게 스며들었다. 보이지 않는 사이에. 본론을 꺼내기 전에 먼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2000) 이야기부터 잠깐 해볼까.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는 무일푼으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서류 정리 일을 시작한 ‘에린’이 우연한 계기로 에너지 기업 PG&E의 공장에서 화학 물질이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법정 드라마다. 결과적으로 PG&E는 크롬 성분 유출로 피해를 본 600여 명의 힝클리 지역 주민들에게.. 더보기 [1인분 영화] ‘끝내주는’ 영화들과 ‘시작시키는’ 영화들 사이의 세계 (2020.03.09.) 두 사람이 있다. 혼자서 한 장 한 장 읽으면 다 읽는 데 수백 년은 걸릴 것 같은 서류 뭉치 앞에 앉아 잠들지 못한 채 포스트잇을 꺼내는 사람. 그리고 나치는 무조건 다 죽여야 한다며 취미로 대거를 꺼내 머리 가죽을 벗기는 사람. 두 사람의 세계는 서로 다른 세계다. 한 세계는 자신의 행동 하나가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고민하고 숙고하는 사람의 세계. 다른 한 세계는 그러거나 말거나 독일군을 생포해 심문한 뒤 죽이거나 헤겐크로이츠를 이마에 새겨 돌려보내는 것을 낄낄거리며 즐기는 사람의 세계. 비교적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두 편의 영화를 나란히 보았다. 앞서 언급한 두 세계의 전자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2019)의 세계이며, 후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2009)의 세계다. 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