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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난 후 다시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 캐나다 감독 마티유 리츠의 다큐멘터리 <키리바시의 방주>를 관람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1세기 안에 국토 전체가 잠기게 될 위기에 처한 태평양의 어느 섬나라 이야기였다. 일상을 살면서 언제나 인식하기는 어려운 지구 온난화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만든 건, 작은 나라의 해안가로 떠밀려온 쓰레기들이었다. 요즘에야 플라스틱이나 일회용기를 덜 쓰는 등의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조금씩 일어나고 있지만, 내가 무심코 매일 행하는 일들이 사라지지 않고 흘러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어딘가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음을 <키리바시의 방주>는 알게 해 줬다. 그러나 나는 영화가 끝난 후, 영화에 대해 생각하고 나름의 글로 정리한 후, 다시 서울의 일상으로 돌아갔고 중동이나 태평양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누군가의 재앙은 먼 이야기가 되었다.
사전적 정의로서의 환경은 '생물에게 직접ㆍ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을 뜻한다. 환경은 곧 "나를 뺀 세상의 전부"인 것이나 다름없다.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제목, 마음의숲, 2019)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아니라 해도,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벌어졌거나, 일어나고 있거나, 생길 수 있는 일에 대해 말한다. 그러니까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은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의 이면을 깨닫게 해주는 일이다. 서울환경영화제와 나의 인연은 그리 길다고 할 수 없지만, '영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과 실천을 논의한다'는 영화제의 창립 취지를 본다면 이보다 나와 세상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제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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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문: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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