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영화] 11월호 일곱 번째 글은 리뷰 - '혼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2009)에 관해 썼다.
존 리 행콕 감독의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2009)는 좋은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을 갖고 있지만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마이클 오어’(퀸튼 아론)와 길에서 우연히 그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오는 ‘리 앤 투오이’(산드러 불럭)를 주인공으로 한 실화 바탕의 작품이다. ‘마이클’이 흑인이고 ‘리 앤’이 백인이라는 점 때문에 얼핏 <헬프>(2011)나 <그린 북>(2018)과 비슷한 소재나 메시지의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블라인드 사이드>는 타고난 인종보다는 타인과 영향을 주고받는 삶의 환경을 더 중요하게 말하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영화 첫 장면은 ‘리 앤’의 내레이션과 함께 실제 미식축구 방송 중계 화면으로 시작된다. 1985년 11월, 워싱턴 레드스킨스와 뉴욕 자이언츠 경기에서 자이언츠 수비수 ‘로렌스 테일러’가 레드스킨스의 쿼터백 ‘조 타이스만’을 뒤에서 덮쳤는데 타이스만은 테일러를 보지 못했고, 뒤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발에 심한 골절상을 입는다. 타이스만의 부상은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할 만큼 심각한 것이었고, 이 일로 미식축구계는 쿼터백의 시야 사각지대인 ‘블라인드 사이드’로부터 침입해오는 상대편 수비수를 막을 포지션인 ‘태클’의 역할을 강화한다. <블라인드 사이드>의 ‘마이클’이 바로 이 ‘태클’ 포지션에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췄다. 돌진해오는 수비수를 제압할 수 있을 만큼의 체격과 유연한 운동신경,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을 보호하는 본능적인 감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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