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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영화 연재

[1인분 영화]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경험한 적 없는 예술적 사랑 영화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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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1월호 열 번째 글은 '경험한 적 없는 예술적 사랑 영화'라는 제목으로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에 관해 썼다.

영화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 표정. 이를테면 <비포 선라이즈>(1995)의 제시와 셀린이라든지, <캐롤>(2015)의 테레즈와 캐롤의 그것은 또 어떨까. 전자에는 자신이 상대를 바라보고 있음을 상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엇갈리는 눈빛들로 가득하다. 후자에는 처음 눈 마주쳤을 때의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점차 확실한 사랑의 언어가 되는 순간들이 담겨 있다. 두 영화를 언급한 건 ‘사랑의 시선’을 떠올릴 때 그만큼 모범적인 사례라 할 만큼 두 작품이 강하고 깊게 각인돼 있어서다. 그런데 최근 국내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은 그보다 더 강력한, ‘직접 경험’을 선사했다. 간접 경험이 아니라 직접 경험. 그렇게 부를 수 있을 만큼.

작년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원제: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은 어떤 식으로든 한두 문장으로 내용을 요약하기에는 그 깊이가 상당한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가 결혼을 원치 않는 귀족인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초상화를 몰래 그리는 일을 의뢰 받는 게 발단인데, 그렇다고 해서 ‘엘로이즈 몰래 초상화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 플롯의 핵심은 아니다. 그림 작업의 모델과 화가가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렇기는 하지만 사랑이 전부인 영화도 아니다. 퀴어 영화? 그걸로도 부족하다. ‘주연급 조연’이라 할 수 있는 하녀 ‘소피’(루아나 바야미)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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