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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영화 연재

[1인분 영화] 2월호 연재 알림: 이메일로 쓰는 영화리뷰와 에세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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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연재를 쓰는 올해의 과제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준최선으로 롱런하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링크)를 통해 2월호를 읽어주실 분을 (~1/31까지) 모집하려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1월호(~1/31)는 <그랜 토리노>, <업>, <클라우스>, <일일시호일>, <미안해요, 리키>, <소셜 네트워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의 영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래에 글 내용의 일부를 옮겨둡니다.

2020년 2월 1일부터 2월 29일까지, 월, 수, 금요일마다 신작과 구작을 아우르는 영화 리뷰와 에세이 성격의 글을 신청해주신 이메일로 발행합니다.

*한 달 구독료: 10,000원, 3개월 신청시 27,000원
*구독 신청 기간: 1월 31일(금) 23시까지
*구독료 할인 적용 관련:
1월 26일(일) 자정까지 신청시: 한 달 구독료 9,000원, 3개월 구독료 24,000원
기존 영화 모임, 클래스 참여자: 위 내용 상시 적용, 처음 신청시 다음 1개월은 자동 연장
(예 - 최초 1개월 신청 : 2개월간 구독 가능 , 최초 3개월 신청: 4개월간 구독 가능)
*과월호 글 받아보기:
신청 메시지에 읽고자 하는 과월호(예: 2019년 12월)를 기재해주시고, 해당 기간만큼의 구독료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기타 문의: mapside2@naver.com 혹은 인스타그램 메시지, 덧글

'꾸준히', '오래', '천천히' 같은 단어들로 모든 게 가능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요. 이 작은 연재는 힘 닿는 데까지 지속하고 또 발전해나갈 예정입니다. 구독료와 시간을 들여 제 글을 읽기로 선택하신 분들이 '잘 읽었다'고 생각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서요. 국내외 신작과 구작을 아울러 영화에 대한 리뷰와 에세이 성격의 글(A4 1~2매)을 월, 수, 금요일에 신청한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1인분의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기를 바랍니다.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2월호 구독 신청: (링크)

01. ‘그랜 토리노’ - 피 묻은 손으로 주먹을 꼭 쥐는 일 (2020.01.01.) 중에서

새해 첫 번째 날, 극장에서 켄 로치 감독의 <미안해요, 리키>(2019)를 극장에서 관람했다. 시대를 관통하고 또 끌어안는 어른의 영화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켄 로치가 이제 80대 중반의 고령이라는 점을 상기했다. 얼마 전 마틴 스코세이지의 <아이리시맨>(2019)을 보면서도 새삼 감독과 배우들의 연령을 찾아봤던 터다. 어른의 영화임을 생각한다는 건 다른 말로 그의 영화를 마음 편히 오래 만나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음을 안다는 뜻이다. 요즘에야 ‘꼰대’ 같은 부정적 단어로 표현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흔히 ‘선생’이나 ‘어른’ 같은 좋은 의미의 수식이 붙는다. 영화에 있어서 어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얼굴 중 하나가 내게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02. ‘업’ - 당신과의 모험, 고마웠어요 (2020.01.03.) 중에서

‘칼’은 모험가가 되기를 꿈꿨다. 극장에서 유명한 모험가의 일대기를 접하며 그 꿈을 키웠고 훗날 자신의 스크린 속 그 사람이 되기를 상상했다. 알고 보니 그 꿈은 ‘칼’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다. ‘엘리’도 있었다. 혼자 꾸는 꿈은 외롭기 마련이지만 공동의 꿈은 서로의 에너지가 된다.

“넌 별로 말이 없구나. 그래서 맘에 들어.”

만남은 계절이 바뀌듯 모르는 사이 시작되고 있었다. 가보지 않은 미지의 장소로 떠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엘리’와 ‘칼’은 서로 공통점이 있었다. 방 안에 텐트를 치고 작은 불빛에 의지한 채,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노트를 펴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잦았다.

03. ‘클라우스’ -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은 정확해야 한다 (2020.01.06.) 중에서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가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실제인 것과 그림으로 그린 것이라는 당연한 표현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차이. 아카데미 시상식 같은 곳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촬영해낼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의 차이다.

무슨 이야기냐면, 실사 촬영을 할 때는 눈에 보이는 배우나 소품, 풍경, 공간을 활용해 그것들을 의도된 프레임에 따라 일단 담는다. 사후적으로 CGI나 특수 효과를 빌려오기도 하겠지만 기반은 ‘진짜’인 것이고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이라면 콘셉트 아트를 그리고 구상하고 난 뒤 그것을 작화로 표현하는 것까지 완전히 새로운 창조의 영역이다. 더 간단히 말해 실사 영화는 ‘진짜’인 것을 담을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어디까지나 ‘진짜처럼’ 느껴지는 것을 담을 수 있을 따름이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 ‘진짜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를 선택하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다.

04. ‘일일시호일’ - 크고 확실한 고단함의 과정 (2020.01.08.) 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여느 좋은 영화들이 그렇듯, <일일시호일> 역시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대해 내내 말하고 있습니다. 막연하거나 허황된 낙관이 아니라, 하루로 대변되는 매 순간에 임하는 태도에 관해서요. 다도 선생인 ‘다케타’에 따르면 다도는 머리로 외워야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손, 즉 몸이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라 합니다. 손에 익는다는 건 수많은 하루들이 쌓이고 쌓여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지요. 처음에는 실수도 많이 하고 어설픈 움직임들로 가득했지만 ‘노리코’는 찬 물과 더운 물을 물잔에 따르는 소리가 다름을 알아가고, 여름 장맛비과 가을비의 비 내리는 소리가 다름을 알아가게 됩니다. 다도의 의미나 가치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노리코’가 이 다도 수업을 몇 년 동안 배우면서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라도 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역시 핵심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에 있는 것이죠.

05. 일인분이 되었던 영화들 – 당신의 일 년은 어땠나요 (2020.01.10.) 중에서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은 보통 그 해가 가기 전에 많이들 하죠? 올해 기억에 남았던 영화, 올해 기억에 남았던 책. 그러니까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 신정이 되기 며칠 전까지 그 사이에. 새해가 되면 새로운 해를 맞이하기도 바쁘니 그건 자연스럽겠습니다. (왜 글에서 갑자기 존댓말일까요? 그건 지난 번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그게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입니다!) 저도 지금까지는 계속 그래왔고 12월 중에도 2019년의 각별한 영화와 책 몇 편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작품들이 있었지’ 하고 간단히 되돌아보실 수 있게 제 2019년을 기억하게 만들 작품들 몇 개를 가져와 소회를 짧게 끼적이려고 합니다.

06. ‘미안해요, 리키’ - 메시지가 되는 영화 (2020.01.13.) 중에서

‘재밌게 잘 봤다’ 하고 잊어버리는 순간 그 영화는 관객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단 한 가지라도 질문을 직접 만드는 순간 그 영화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이 세상에서. 주인공은 왜 마지막 장면에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어땠을까. 영화가 다루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영화와 관객 자신 사이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할 선 하나를 찾는 과정이 바로 질문의 과정이고 영화의 이야기를 영화 안에 그치지 않고 영화 밖 현실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물론, 이건 그 어떤 영화를 볼 때에도 가능하며, 또 내 기준에서는 ‘가능해야 하는’ 것이지만, 때때로 어떤 영화는 관객이 극장 문을 편안하게 나설 수 없도록 질문 보따리를 펼쳐다 놓는다. 예를 들면 켄 로치의 영화처럼.

07. '소셜 네트워크' - 어떤 의미에서든, 혁명 (2020.01.15.) 중에서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소셜 네트워크>(2010)에 대해 먼저 떠오르는 건 'You don't get to 500 million friends without making a few enemies'라는 영문 포스터 문구와 '5억 명의 온라인 친구 / 전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 하버드 천재가 창조한 / 소셜 네트워크 혁명!'이라는 국내 포스터 문구가 얼마나 대조적인가 하는 것이다. 창조와 혁명이라는 키워드가 강조된 후자와 달리 전자는 비록 5억 명의 친구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거기에는 '소수라 할지라도 적을 만들게 될 수밖에 없다'라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이 더 중요한 문장이다. 어쩌면 이는 소셜미디어가 지닌 양면적인 속성, 곧 영화의 소재를 영화의 홍보물만으로도 여실히 드러내는 게 아닌가 싶다는 측면에서 흥미롭다.

08. '시얼샤 로넌' - 나의 사적인 시얼샤 연대기 (2020.01.17.) 중에서

몇 달 전의 연재 원고에서 배우 루카스 헤지스에 대해 다룬 적 있다. 오랜만에 다시 한 명의 배우를 이야기한다. 아일랜드 배우 시얼샤 로넌(Saoirse Ronan). 할리우드에서 스물네 살이 되기 전에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 부문에 세 번 후보로 오른 배우가 딱 두 명 있는데 그게 제니퍼 로렌스와 시얼샤 로넌이다. <어톤먼트>(2007)로 여우조연상, <브루클린>(2015)으로 여우주연상, 그리고 <레이디 버드>(2017)로 다시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 배우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그레타 거윅이 감독한 <작은 아씨들>의 개봉을 기다리며 다시 시얼샤 로넌이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09. 생각하고 느낀 바 그대로 적는 일에 관하여 (2020.01.20.) 중에서

1. 봉천동에 자리한 영화 책방 ‘관객의 취향’에서 2018년 9월부터 <써서 보는 영화>라는 이름으로, 4주 영화 글쓰기 클래스를 소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영화 글쓰기에 관해 경험해 온 것들을 강의 형식으로 전달하면서, 단지 클래스를 찾은 사람들만이 무언가를 얻어가는 게 아니다. 진행자이자 ‘선생님’(멋쩍은 호칭이지만 꽤 많은 수강생 분들이 그렇게 불러주신다.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인 나 역시도 배우는 게 있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무엇인가를 타인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배움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수강생들의 질문으로부터다. 최근 진행 중인 1월반 수업에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10.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경험한 적 없는 예술적 사랑 영화 (2020.01.22.) 중에서

영화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 표정. 이를테면 <비포 선라이즈>(1995)의 제시와 셀린이라든지, <캐롤>(2015)의 테레즈와 캐롤의 그것은 또 어떨까. 전자에는 자신이 상대를 바라보고 있음을 상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엇갈리는 눈빛들로 가득하다. 후자에는 처음 눈 마주쳤을 때의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점차 확실한 사랑의 언어가 되는 순간들이 담겨 있다. 두 영화를 언급한 건 ‘사랑의 시선’을 떠올릴 때 그만큼 모범적인 사례라 할 만큼 두 작품이 강하고 깊게 각인돼 있어서다. 그런데 최근 국내 개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은 그보다 더 강력한, ‘직접 경험’을 선사했다. 간접 경험이 아니라 직접 경험. 그렇게 부를 수 있을 만큼.

작년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원제: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은 어떤 식으로든 한두 문장으로 내용을 요약하기에는 그 깊이가 상당한 작품이다. 표면적으로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가 결혼을 원치 않는 귀족인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초상화를 몰래 그리는 일을 의뢰 받는 게 발단인데, 그렇다고 해서 ‘엘로이즈 몰래 초상화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 플롯의 핵심은 아니다. 그림 작업의 모델과 화가가 서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렇기는 하지만 사랑이 전부인 영화도 아니다. 퀴어 영화? 그걸로도 부족하다. ‘주연급 조연’이라 할 수 있는 하녀 ‘소피’(루아나 바야미)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

11. '시크릿 세탁소' - 온유한 자들은 사기를 당한다 (2020.01.24.) 중에서

게리 올드만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연기한 두 명의 변호사 '모사크'와 '폰쉬카'는 '모사크 & 폰쉬카'라는 이름의 로펌 대표다. 서류상 본거지를 파나마 제도에 둔 이 회사는 주로 상류층 혹은 범죄자들이 자금이나 자산을 세탁하기 위해 외국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도록 돕는 일을 하는데, <시크릿 세탁소>의 도입은 그 세부로 들어가기 앞서 화폐의 기원을 짚는다. "신용이란 대단한 발견입니다. (무겁게) 뭘 들고 다닐 필요가 없잖아요!"라며 물물 교환 경제로부터 돈의 발명까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갑자기 친절한 경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할 즈음 두 사람은 '파생 상품'과 같은 갖가지 금융 상품과 용어들을 무미하게 나열하며 지금 자신들이 말하는 돈 이야기가 화폐의 기원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내비친다.

*원데이 영화 글쓰기 수업 '오늘 시작하는 영화리뷰' 상시 모집: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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