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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열세 번째 글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화 <남산의 부장들>(2019)에 관해 썼다.
어릴 때도 책을 나름대로 가까이 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어릴 때는 성인이 되기 전.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좋은 이야기’라는 게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했고 손에 잡히는 것과 마음에 이끌리는 것, 혹은 단지 재밌다고 느끼는 것들을 편협하게 골라 읽었다. 『로마인 이야기』나 『삼국지』도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읽은 소설 중 하나다. 그리고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역시 같은 시기에 읽었다.
당시의 감상을 지금에 와 떠올려보자면 이렇다. “우리나라(남한)도 핵을 가질 수 있었다고? 오오오! 우와! 대박!” 출간 당시 400만 부가 넘게 팔렸다는 소설『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한국계 미국인 이론물리학자 이휘소(1935~1977)를 중심 모티브로 삼는다. 골자는 남한이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추진하고 마침내 남북한이 힘을 합치는 내용. 이휘소 박사를 미국이 제거했다는 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듯 보이는 이 소설은 역사 속에 가려지거나 실현되지 못한 것을 되찾거나 그로부터 (주로 남북한이 힘을 합한) 세계 속의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는 국수주의적 사고관을 담고 있다. (김진명 작가의 다른 소설들이 그렇듯) 내 어리고 짧은 독서력으로는 ‘뭔가 멋있는’ 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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