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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밖에서

영화 '블랙 위도우'(2020) 리뷰 -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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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위도우>는 익숙한 틀로 만들어진 두 종류의 대체-가족 서사 안에서 ‘나타샤’ 본인만큼이나 동생 ‘옐레나’에게 충분한 캐릭터를 구축해주느라 ‘나타샤’의 제대로 된 이야기를 기다려왔을 팬들에게는 얼마간의 아쉬움을 남길 만한 작품이다. 그러나 완급을 조절해가며 이따금(이라고 적었지만 꽤 빈번하게) 터져 나오는 ‘옐레나’와 ‘알렉세이’ 중심의 유머는 대체로 유효하고 영화가 미처 말하지 않은 부분들은 오히려 관객이 지난 10년 이상의 MCU 관람 경험을 기반으로 그럭저럭 채워가며 볼 수 있을 만큼 작품 전반의 만듦새는 깔끔한 편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신인 감독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도 마블 스튜디오 영화들은 그 정도의 차이와 별개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담보해왔고, <블랙 위도우>도 그중 하나다. 팬데믹 시대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신작을 극장에서 만나는 일 자체를 감사하게 여겨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라서 그런 것일지 아니면 스칼렛 조핸슨이 주연이자 제작자로서 실망시키지 않는 활약을 보여주었기 때문인 것일지. (그러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스튜디오는 스칼렛 조핸슨에게 수긍할 만한 대우를 해주지 않은 모양이다. 스칼렛은 계약 문제로 디즈니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관객들이 주지하다시피 MCU에서 스칼렛 조핸슨의 ‘블랙 위도우’는 누군가의 플래시백이 아닌 한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역할은 이미 플로렌스 퓨에게 넘겨준 듯하고, <이터널스>(2021) 등을 비롯한 앞으로의 MCU 영화들이 어떻게 이 방대해진 세계관 안에서 엔터테인먼트로서 그리고 개별 작품으로서의 제 역할을 해낼지를 지켜보는 일만 남은 것 같다. ‘블랙 위도우’와는 이미 2년 전에 작별했지만 2021년 여름에 와서 한 번 더 작별하게 되었다. 실은 ‘엔드게임’이 끝났다는 걸 여전히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블랙 위도우>가 그것을 해주었다.

https://brunch.co.kr/@cosmos-j/1319

제대로 떠나보내지 못했던 캐릭터와의 작별

영화 ‘블랙 위도우’(2020) 리뷰 | 그동안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에 비하면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할 정도로) 홀대받았을 뿐 아니라 거의 ‘사이드킥’처럼 소비되기까지 했던 블랙 위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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