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중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의 대화 중 인용되는 말처럼 "잃는 것도 있어야 얻는 것도 있다지만 우리가 잃는 것은 시간뿐이기를"(The Mills Brothers, 'Till Then') 바라지만 우리가 잃는 것은 시간만은 아니어서 어떤 판단과 결정은 삶과 터전 자체를 앗아가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 일상에서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하는 마지막 장면과 달리 <돈 룩 업>(2021)은 그것들이 지켜질 수 있다고 낙관할 생각이 없다. 인류의 행복이 공동의 선의와 노력, 희생으로 지켜질 수 있다고 믿는 영화와 믿지 않는 영화로 나눌 수 있다면 <돈 룩 업>은 당연히 전자인데, 그 소재와 배경만 다를 뿐 애덤 맥케이 감독 영화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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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언론 등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풍자가 내내 이어지므로 <돈 룩 업>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이 날카롭고 냉소적인 시선이 얼마나 유효한지에 대해 말한다면 그건 큰 의미가 있겠다.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이 영화에 대한 (북미) 반응은 전작들에 비해 다루는 범주가 너무 넓어진 탓도 있겠다. 그러나 볼 수 없는 것도 믿을 수 있는 특성을 가진 우리에게, 끊임없이 보고 있는 것도 질문하고 의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스토리텔러는 필요하다. 메시지 자체가 작품으로서 영화에 대한 평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코미디 작가였던 애덤 맥케이가 2010년대에 줄곧 선보여 온 결과물은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125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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