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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적끄적

마음산책 2022 겨울 특강 -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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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 2022.12.01.
김혜리 기자의 가을 특강에 이어서 신형철 문학평론가와 함께한 마음산책 겨울 특강. 가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따로 더 생각하고 정리해두고 싶은 대목을 가득 만나 하나의 글만으로는 대신할 수 없겠어서 나는 다만 이 강의를 듣는 평일 저녁이 그렇지 않은 평일 저녁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했다.

두 번에 걸친 강의를 듣는 2주의 기간 동안 추워진 날씨에 대해 생각했고, 두 번 다 강의 시작 전 같은 카페에 있었지만 달리 흘러나오던 음악에 대해 생각했으며(첫날에는 여러 아티스트와 장르의 곡이 섞여 나왔지만 둘째 날에는 윤하의 노래만 계속해서 나왔다), 앉았던 자리가 다르거나 강의를 마친 뒤 허기를 달래러 저녁을 먹은 곳이 다르거나 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이것들도 <패터슨>(2016)의 월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이야기 속 '차이'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광주와 서울을 왕래하는 신형철 평론가의 일정상 첫 강의 때는 책 사인을 받지 못했으나 두 번째는 더 시간을 할애해주신 덕에 책 사인을 받으며 두 번에 걸친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직접 전해드릴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뵈었던 북클럽문학동네 강연('우리는 얼마나 깊은가? - 깊이-읽기와 깊이-있기')이 꼭 3년 하고 하루 전(2019.11.30.)이었다는 것과 4년 전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한겨레출판, 2018)의 출간 무렵 있었던 강연도 11월이었다는 사실도.

그것들은 단지 사실일 뿐이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차이가 되고 삶에서 특정한 시기에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가 그 이후로도 제법 오랫동안 중요한 영감이 되거나 각별한 스토리-텔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자주 생각한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뵌 적 있는 분 같다"라고 하신 평론가의 말씀도 내게는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그는 박준 시인의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문학과지성사, 2018)의 발문에서 "작은 차이들의 연인"이라는 표현을 쓴 적 있다. (「조금 먼저 사는 사람」, 98쪽) 우리는 모두 누군가보다 '조금 먼저 사는 사람'일 수 있고 '작은 차이들의 연인'이 될 수 있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드라이브 마이 카>(2021)와 짐 자무시의 <패터슨>을 주제로 한 2주에 걸친 강의를 들었다는 것이, 그것을 만나지 못했거나 듣지 못했을 다른 많은 삶의 선택들보다 더 훗날을 값지게 해 줄 것이라고 믿게 된 12월의 첫 번째 날이었다. 취향과 가치관을 나누고 삶의 숱한 사소한 것과 중요한 것들이 의미가 되는 순간들을 함께하게 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그 무엇으로도 대체되지 못한다는 것도. (2022.12.01.)

#동진글 #끼적 #크고불확실한행복
#신형철 #인생의역사 #문학평론가 #정확한사랑의실험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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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CltSFORPo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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