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극장 밖에서

영화 '하얼빈'(2024)

728x90
반응형

https://brunch.co.kr/@cosmos-j/1664

 

어둠의 시대 그 다음을 위해 빛을 찾고자 한 투사들

영화 '하얼빈'(2024) 리뷰 | <하얼빈>(2024)은 극장에서 관람할 가치가 충분한 영화였다. 65mm 카메라로 촬영된, 우민호 감독에 따르면 CGI가 사용되지 않은 실제 로케이션(라트비아, 몽골 등) 장면들,

brunch.co.kr

 

<하얼빈>(2024)은 극장에서 관람할 가치가 충분한 영화였다. 65mm 카메라로 촬영된, 우민호 감독에 따르면 CGI가 사용되지 않은 실제 로케이션(라트비아, 몽골 등) 장면들, 그리고 차갑고 건조한 톤을 우직하게 유지하면서도 끝내 자아내는 어떤 희망의 단단한 메시지까지. 또한 이동 중인 열차 안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장면들은 다른 영화로 말하자면 <설국열차>(2013)나 <밀정>(2016)의 그것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인상적으로 잘 짜여 있었다.
그렇다면 <하얼빈>은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하는가? "불을 들고 함께 어둠 속을 걸어"가는 신념에 앞서 <하얼빈>이 먼저 보여주는 건 자신의 선택이 동지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았다는 데에서 오는 안중근(현빈)의 길 잃은 마음이다. 이것은 두껍게 얼어붙은 두만강 위로 웅크린 그의 모습 같은 몇 개의 이미지만으로도 충분히 묘사된다. 다만 행적과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입체적으로 다뤄지는 건 김상현(조우진)과 우덕순(박정민), 이창섭(이동욱) 등 그 주변 인물들이다.
'1909년 10월 26일'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영화적으로 묘사 및 서술하는 데 그 연출과 각본의 주안점이 있었다면 <하얼빈>은 꽤 성공적이다. 반면 안중근의 인간적 고뇌를 다루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자 했다면 그 의도는 충분히 달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처음부터 '그냥' 그런 사람에 가깝다.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