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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다시, 걸어도 걸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버지도 어머니도 일흔을 넘겼지만, 아직 그때는 건강하실 때였다. 언젠가 그분들이 먼저 돌아가시리라는 것은 물론 알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언젠가’였다. 구체적으로 내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는 상황을 상상하지는 못했다. 그날, 무언가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이를 눈치채고 있었다. 그럼에도 모른 척했다. 나중에 분명히 깨달았을 때는, 내 인생의 페이지가 상당히 넘어간 후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때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미 돌아가신 뒤였기 때문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걸어도 걸어도』 한 시절이 정녕 지나간 것이 맞는지 거기 내내 서서 소실점을 바라보다가도 할 일을 하고 갈 곳을 다시 걸어가는 날들. “늘 이.. 더보기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 - 조해진, 김현 (미디어창비, 2020) 조해진, 김현,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미디어창비, 2020) www.yes24.com/Product/Goods/96395667 당신의 자리는 비워둘게요 “구십구 방울의 슬픔이 아니라 한 방울의 기쁨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우리가 잃어버린 시절과 마음을 찾아서소설가 조해진과 시인 김현의 다정한 응답타자에 대한 사려 깊은 시선으로 www.yes24.com "잃어버린 것에 관한 생각의 파도는 자연스럽게 잃어버려선 안 되는, 아직 잃어버리지 않은 것들에 가닿지요. 어딘가에 잃어버린 것들이 쌓여 이룬 섬이 있다고 상상하게 됩니다. 잃어버린 영화나 잃어버린 편지를 찾아 떠나는 항해는 결국 이러한 깨달음을 남기지요. 그것은 멀리 있지 않다." (김현, 5쪽, 프롤로그에서) "이 글을 쓰고 나면 저는 또다시 .. 더보기
2021년 1월의 기록 "헵타포드의 경우 모든 언어는 수행문이었다. 정보 전달을 위해 언어를 이용하는 대신, 그들은 현실화를 위해 언어를 이용했다. 그렇다. 어떤 대화가 됐든 헵타포드들은 대화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식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대화가 행해져야 했던 것이다." (테드 창, 「네 인생의 이야기」) 4주에 걸친 관객의 취향 [써서 보는 영화] 온라인 수업을 마친 저녁.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읽는 것보다 이미 보았고 이미 읽었던 것들을 다시금 들추는 사이 한 달이 지났다. 거기에는 썼던 것들을 다시 만나는 시간도 포함돼 있었을 것이다. 써놓은 글을 다시 읽다 보면 그런 생각도 든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까? 어차피 삶이 계획한 대로만 되지 않지.. 더보기
더 나쁜 쪽으로 향하지 않으려는 이야기: 2020년 02월 02일의 작은 기록 2020년 02월 02일. 좋아하는 서점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샀다. 근래 읽은 '작가의 말' 중 손꼽을 만큼 기억해두고 싶은 말이라 적어두기로 했다. 정세랑의 『지구에서 한아뿐』과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었을 때의 그 경이와 설렘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리고 좀 더 멀게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든지 『숨』이라든지, 어니스트 클라인의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든지. 또 아니면 듀나, 장강명, 배명훈, 어슐러 르 귄, 필립 K. 딕과 같은 수많은 다른 이름들. 이 세상에 없는 것이나 이 세상에 없을 것을 사랑한다는 건 한편으로 그만큼 이 세상에 그것이 필요하다는 상상을 하는 일이기도 하겠다. 삶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언행에는 일말의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보기
읽고 있는 책과 읽은 책들에 관하여 기록하기: 책모임 '리스본 독서실'에서 오늘의 [리스본 독서실]에서는 북클럽문학동네의 필사 이벤트 덕에 다시 꺼낸 신철규 시인의 시집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그리고 팝 음악 덕질의 일환으로 접하게 된 박준우 작가의 책 『노래하는 페미니즘』을 읽었다. 부제는 '니나 시몬부터 비욘세까지 페미니즘과 연대하는 팝뮤직'이다. 팝 음악의 태동기인 1940년대 말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빌리 홀리데이, 니나 시몬, 돌리 파튼, 마돈나, 자넷 잭슨, 신디 로퍼에서부터 비욘세,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테일러 스위프트, 케샤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아티스트들이 발표한 노래의 가사, 뮤직비디오, 디스코그래피, 아티스트의 생애와 장르의 변천 등을 페미니즘의 흐름과 연결해 서술한 책이다. "사실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고 활동.. 더보기
'서점, 리스본'의 7월 [리스본 독서실] 기록 서점, 리스본의 7월 [리스본 독서실] 독서기록도 간략히 남겨두기로 한다. 기록을 쌓아두고 보니 한 달 간 꽤 많은 책을 직, 간접적으로 소개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누가 보든 간에 6월에 이어 7월에도 남겨놓게 된다. 나는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 2019), 로런스 블록 외 17인, 『빛 혹은 그림자』(문학동네, 2017), 어슐러 르 귄, 『밤의 언어』(서커스출판상회, 2019), 빅토리아 윌리엄슨,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바다출판사, 2019), 허수경 외 48인, 『당신의 사물들』(한겨레출판, 2015)을 읽었다. 아래는 모임에서 다른 분들이 읽고 소개한 책들이다. 중복되는 책은 한 번만 적었다. 혹시나 목록에 빠진 게 있을 수 있다. 박막례, 김유라,.. 더보기
[서점, 리스본]에서의 3월 '리스본 독서실'을 마치고 작년 11월을 시작으로 한 달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는 [서점, 리스본]의 '리스본 독서실'을 3월에도 마쳤다. 이미 좋은 것을 더 좋다고 말해 무엇하나 싶다가도, 좋은 건 공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다시 후기를 남기게 된다.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헤아리기 위하여, 우리는 오늘도 책을 읽고, 오늘도 이야기를 나눈다. 타인으로부터, 내가 겪을 수 없는 경험을 공유하고 내가 해볼 수 없는 생각을 배우기 위하여. 그리하여 나는 4월에도 독서실 모임을 다시 방문하게 되는 것이고, 그리하여 이야기는 함께 계속되고. (2019.03.22.) "모두가 너무나 다른 만큼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서로에 대해 대화와 경험이 부족할 때 이해의 과정은 더욱 험난해진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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