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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명 밖에가 아니라 '48명이나' 죽은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는 누군가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것 하나에도 쉽게 무너지고 도처에 아픔과 상기하게 만드는 일들이 가득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일도 힘겨운 사람이다. 무너진 쇼핑몰의 이름을 하고 있는 버스정류장 이름. 희생을 기린다며 '그날'을 상기하게 만드는 추모비. 비용을 줄이자며 환경과 교통약자를 고려한 건축 설계에 대해 "예술하지 말라"며 면박 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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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이라는 말의 앞뒤에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주저함과 고민이 담겨 있을지 생각한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하루를 보내다가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라는 말에 멈칫하고, 어떻게 해도 늘 결말이 같은 꿈을 꾸면서 새벽 4시에 눈을 뜨는 일상을 보내는 이에게 '그냥'은 쉽지 않은 말이다. 먼저 떠난 이를 마음에 묻고는 '잘 살아도' 괴롭고 '못 사는 일'은 더 죄스러운 심정으로 남은 삶을 맞이하는 이에게 살아간다는 건 매사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만 하는 일이다. 어떻게든 의미나 의무감을 부여하지 못하면 견디기 어려울 만큼의 무게를 감내해야만 살아낼 수 있는 일상이 어떤 이에게는 몇 년이고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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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을 두고 어떤 이는 그저 도망치고, 어떤 이는 술에 기대며 또 어떤 이는 과거 따윈 이미 잊어버렸음을 가장한다. "불행 중 다행 같은 건 없다. 불행은 그냥 불행한 거다" 같은 말이나 "사람들이 위로랍시고 하는 말이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맞다. 아무리 엿 같은 상황도 지나는 간다. 단, 언제든 다시 돌아온다는 게 문제지." 같은 말이 이 드라마를 지나치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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