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블록 썸네일형 리스트형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콘텐츠, 창작자, 기획 지금이야 여러 이유로 다 철수했지만 (2016, 폭스)이나 (2016, 워너)처럼 할리우드 직배사의 한국영화 제작, 투자, 배급이 활발했던 시기가 있었다. 부분적으로 투자했던 건 (2009, 유니버설), (2010, 폭스) 같은 경우가 있고 본격적으로 로컬 프로덕션이 생겨난 건 (2013, 폭스), (2014, 폭스)부터였다. 이 흐름은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한 (2020)가 마지막이다. ⠀ 당시의 흐름은 콘텐츠 기획과 제작의 다양성 면에서 긍정적이라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이것을 넷플릭스가 하고 있다. 그러니까 국내에서는 시도되지 않았을 기획들. 온전히 창작자에게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은 많은 경우 콘텐츠의 다양성과 질적 완성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 근래의 예를 들자면 (2021) 같은 작품이 계속해서 만.. 더보기 [1인분 영화] ‘버드 박스’ – 희망을 잃은 세상에서 (2020.09.30.) (...) 5년의 시간 동안 '맬러리'는 살아있음의 희망 같은 건 완전히 소진해버린 듯 오로지 '생존'을 위한 갖가지 요령들만을 습득했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죽기라도 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그들은 이름도 '보이'와 '걸'입니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꿈과 동화보다 눈가리개를 언제 벗을 수 있는지, 집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주입받아왔습니다. '맬러리'는 그래서 세상 어딘가에 생존자들이 더 있고 '그것'에 맞설 수 있다고 믿는 '톰'(트레반테 로즈)과 의견 충돌을 빚기도 해요.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며 가까스로 몇 해를 생존했지만 식량을 구할 수 있는 곳도 점점 줄어들고 심지어 '그것'을 봐도 자살하지 않는 어떤 정신이상자 무리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강제로 눈을 뜨게 하고 '그것'을 보게 만들기도 합..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하) (2020.09.21.) (...) ‘라이언’은 소유즈의 연료가 이미 다 되었지만 다시 발진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떠올립니다. 물론 이것으로 곧장 지구에 돌아가는 건 아니고, ‘텐궁’이라는 중국 정거장의 소형 우주선을 찾아 그것을 움직여야 하니 거기서는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라이언’은 다시 한번 의욕을 갖습니다. 이제 이 고난의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맷’의 말처럼 ‘라이언’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선내의 여러 버튼들을 차근차근 다시 조작해보면서, ‘라이언’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이제 운전은 그만 할래, 집에 가는 거야. 멋진 모험담을 들려주든지 10분 안에 불타 죽든지 밑져야 본전이겠지만 어느 쪽이든 아주 엄청난 여행이 될 거야.”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아홉 ..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중) (2020.09.18.) (...) 아무 의미도 효과도 없어보이지만 그 ‘아무런 말’이 이상하게 힘이 되는 순간을 혹시 경험해보셨는지요. 당장 힘이 되지는 않더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무슨 행동에 나서게 하거나 적어도 그럴 의지가 되살아나게 하는 말. “힘내”라거나 “할 수 있어”라거나. 이런 말은 스스로 중얼거리는 것보다 누군가 자신에게 해줄 때 더 영향력을 갖습니다. 적어도 영화 는 그렇게 말해주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나를 살아있게 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을 때, 정말로 죽기 직전이어서 마지막을 예감하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과 누군가 여전히 ‘연결’ 되어있다는 그 관계의 실감은 사람을 살게 해줄 수도 있다는 것을요.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여덟 번째 글은 '살아있음의 아이러니'.. 더보기 [1인분 영화] ‘그래비티’ – 살아있음의 아이러니(상) (2020.09.16.) (...) 왜 우주에 왔냐는 ‘맷’의 물음에 ‘라이언은 “소음이 없어서”라고 답합니다. 아무런 소리가 없는 공간이라는 게 좋아서 왔다고. 불의의 사고로 어린 딸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뒤, ‘라이언’은 삶의 의지를 잃은 채였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아무 멘트가 없는 아무 라디오 채널이나 튼 채 목적지 없이 드라이브를 했고 특별히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지도 않은 채 공허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라이언’이, 초유의 재난을 만나자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지 당장 생존의 가능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 놓입니다. 소음이 없어서 우주에 오길 택했지만 그 소음 없는 공간이 주는 무력감과 막막함은 오히려 주인공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 아이러니에 관해 더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 이메일 영화.. 더보기 다시 만나는 영화 '그래비티' 극장에서 2D로도 3D로도 4D로도 IMAX로도 보았으며 집에서도 두 번은 더 감상했지만 알폰소 쿠아론의 (2013)는 몇 번이나 호흡을 참게 되고 또 몇 번이나 가쁜 숨을 내쉬게 만든다. 지난밤에도 90분 내내 라이언을 따라 호흡했다. [1인분 영화] 9월 일곱 번째 글을 쓰면서, 오스카 음악상을 수상한 스티븐 프라이스의 음악을 다시 듣고 있다. 소리가 없는 곳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은 영화인 탓에 스코어의 역할이 그 어떤 영화보다도 중요하게 느껴지는데, 알면서도 영화 중반에는 우주에 그 누구도 곁에 없이 홀로 남겨진 기분이 되었다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무렵에는 살아갈 의지를 다짐하게 되는 마법 같은 체험이 일어난다. 이런 건, 마법이 아니라 무엇이라 부를 수 있겠어. 이미 살고 있는 삶을 다시 살게.. 더보기 1월 14일 영화의 일기 - <버드 박스> 넷플릭스를 통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와 에 비해서 상대적으로는 주목도가 낮은 느낌이기도 하지만, 수잔 비에르 감독의 (2018) 역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많은 작품이다. 영화의 각본을 쓴 에릭 헤이저러는 (2016), (2016) 등을 작업한 데 이어 리부트의 각본가로도 내정되어 있고, 원작 소설은 당초 유니버설이 영화화 판권을 갖고 있었으나 넷플릭스로 넘어간 경우다. 산드라 블록은 (2013)에서 지구로 귀환한 지 한참이 지나서도 고생길이 멈추지 않는데, '불을 켜면 안 된다'거나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등의 특정한 감각을 통제하거나 제한하는 설정 자체는 여러 작품에서 볼 수 있지만 는 몰입과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여타의 공포나 스릴러 영화와 달리 스스로의 설정 자체를 끝까지 활용하지는 않..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