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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번역: 황석희'(2023, 달 출판사) (...) 원인 내지는 배경을 여러 가지로 짐작할 수 있다. 막연한 반지성주의, 리뷰/비평에 대한 몰이해, 극단화/이분화된 문화 풍조, 문해력,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존중의 결여. 해당 영화평을 쓴 이에 대한 존중을 결여한 이들의 볼멘소리를 애써 귀담아 존중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글쓰기를 10년 이상 해온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차피 글이라는 건 본래 읽거나 쓰는 이들이 아니라면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쓰나 마나 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가령 황석희 번역가의 위와 같은 문장을 영화를 애호하는 많은 이들이 일독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생각하지만, 읽지 않는 이들에게는 닿지 않을 것이다. 쓰는 일을 고집하는 이의 일종의 오만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그만큼의 고민와 숙고를 거쳐본 일.. 더보기
범죄도시와 영화평론가 평점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런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어떤 영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좋게 평가한 기자나 평론가가 있으면 어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좋게 평가하냐"라고 한다. (별 다섯 개 만점 기준 세 개는 지극히 보통의 평가인데,,, ㅎㅎㅎ 무난한 작품이라는 뜻.) 반대의 경우에도 어떤 사람들은 영화를 즐길 줄 모른다느니 혹은 (주로 역사나 실화 바탕의 영화에 대해) 함부로 평가한다느니 하는 언급을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라든지, 이나 , 혹은 나 같은 일련의 영화들의 개봉 때마다) 여러 차례 소위 '논란'이 있어왔고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의 평론가 가와사키 쇼헤이는 국내에 번역 출간된 『리뷰 쓰는 법』(유유, 2018)에서 "끊임없이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현대에 비평 또는 .. 더보기
영화 매거진 '무비고어' 시즌 3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7/22) 7월 11일부터 펀딩이 시작된 영화 매거진 (Moviegoer)에 지난 시즌에 이어 필진으로 참여했어요. 'all-star-season'이라는 제목이 붙은 세 번째 에 저는 ["참 멋진 인생이야, 안 그래?" - (2020)가 남긴 것]이라는 글을 실었습니다. ⠀ 저를 포함한 열한 명의 필진이 등의 작품들을 다뤘습니다. 지난 시즌에 이어 필진들이 주요 OTT 추천작 목록도 실려 있어요. 로 만나는 글들이 영화의 여운을 마음에 오래 남게 하거나, 다른 시각을 얻게 해주거나 혹은 그 영화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해주는 것들이기를 바랍니다. ⠀ (...) 묘에 당도한 제임스는 “Forgive me.”(용서해줘)라고 적힌 쪽지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바닥에 떨어뜨린다. 쪽지를 떨어뜨린 뒤에는 “I miss you”.. 더보기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 영화평론가에 대하여 마침 어제 GV 행사로 동진님을 뵈었기도 하고 평소에 오래 생각해왔던 주제여서 더 눈에 들어왔고 반가웠던 오늘의 파이아키아 영상. 나 역시 영화가 관객의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감상과 해석이 중요하듯 글도 '독자가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쉬운 언어만이 좋은 언어인 게 아니라, 쉽거나 어려운 각각의 언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른 가치를 지닌다. 이다혜 기자님의 책에도 이런 말이 있다. "혼자만 아는 세계에 있는 듯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글쓰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만큼이나 간단하지 않은 내용을 간단하게 '오역'하는 글쓰기도 주의해야 한다. 어떤 글은 역량껏 덤벼들어 읽는 독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과학과 수학 문제를 풀 때만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꿰는 데.. 더보기
영화 평점에 관한 댓글 (2021.02.07.) 1. 제 코멘트가 누군가에게 날카롭게 혹은 공격적으로 다가온다면 죄송한 일이지만, 일부 댓글의 저 사람들이 근거도 전무하고 책임질 수도 없는 말들을 함부로 썼듯이 저도 제 생각은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남겨주신 코멘트에 대한 제 의견을 덧붙이겠습니다. 매체의 한줄평, 나아가 리뷰, 비평의 역할이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바는 각자 다르겠지만, 저는 기자나 평론가 역시 자신의 주관과 신념, 지식 등에 따라 평가하는 관객의 한 사람일 뿐이며 '모두를 만족시키'거나 '완전히 객관적'인 평만을 쓰는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전문 관객일수록 더 뚜렷한 주관이나 견해를 전문화된 언어나 구체적이고 상세한 분석을 담아 표현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저널리즘과 비평에 종사하는 사람은 정해진 문제의 정해진 .. 더보기
댓글 달기 전에 생각하기 - 넷플릭스, 승리호, 영화리뷰, 영화평점 www.instagram.com/p/CK59psWpSGT/ 댓글 달기 전에 조금만 더 생각하고 달면, 아니 경우에 따라 그걸 아예 쓰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도움이 안 되더라도 최소한 무해하다. '넷플릭스 씨네21에 얼마 줬냐', '평론가들하고 감독 친분 있는 듯', '어이가 없다', '광고비 많이 썼네' 따위의 댓글을 쓰는 사람들의 감상을 나는 별로 존중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든 이든 소위 이목이 집중되는 영화들마다 어김없이 그랬다. 몇 번을 쓰다 지우다 아래와 같이 댓글을 썼다. "본인 감상과 다르다고 돈 받았다느니 어이가 없다느니 하는 반응들이 보이네요. 본인 감상과 취향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 생각을 (매체 온라인에도 게재돼 있는.. 더보기
김시선, '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 "(...) 그러니 '언제부터 영화를 좋아했냐?'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언제부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든 지금 좋아하는 게 있다면,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고. 다른 이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다. 그 우연의 과정이 당신을 또 다른 우연으로 이끌 것이다. 그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의미는 붙이기 나름이다." (프롤로그, 13쪽) 김시선, 『오늘의 시선』 (자음과모음, 2020) ⠀ 김시선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영화를 깊게 보고 그것을 즐겁게 생각하며 그것에 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유튜버'가 지금처럼 대세가 아니었을 때 1세대로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사람이기도 하다. 영화에 관해서라면 그의 많은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신뢰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신이 나.. 더보기
두 사람의 달리기는 어떻게 한 사람의 차지가 되는가: 한가람 감독의 영화 '아워 바디'(2018)를 다시 보다 *영화 (2018)의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브런치에 쓴 글 중 일부를 옮겨둡니다. 전문은 아래 브런치 링크를 따라가시면 됩니다. (...) ‘인간의 조건으로서의 몸’을 탐구한다면 ‘자영’이 다른 이들의 몸을 바라보는 건 자신과의 비교 때문일 것이다. 동생 ‘화영’에게 교복 치마가 야하다고 농담처럼 말하는 것도 자신보다 날씬한 ‘화영’의 하체가 치마가 짧아서 잘 드러나기 때문이고, (이후 살이 빠진 것 같다는 소리를 듣지만 ‘자영’은 정작 자신의 청바지를 입지 못한다) 첫 만남부터 ‘현주’의 얼굴보다도 몸 이곳저곳을 살피는 것도 달리는 사람의 몸은 달리지 않는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행위로 읽힌다. 캔 맥주를 사들고 터덜터덜 계단을 오르다 중간에 멈춰 앉은 자신과, 아래로 떨어지던 캔 맥주를 .. 더보기
한줄평과 평점은 영화 이야기의 전부가 아닙니다 ​ (...) 5. 만약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영화에 기자, 전문가 평점이 반대의 양상으로 나타났다면 어땠을까요? 모 평론가의 블로그에는 그 평론가를 비'난'하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었죠. 이나 같은 영화에 대한 기자, 평론가 평점에 대해 인터넷상의 반응이 어땠는지, 혹은 좀 더 시간을 거슬러 같은 영화를 떠올려봐도 좋겠고요. 있어 보이려고 유식한 척한다? 대중과 유리되어 그들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봐온 내용들이라 굳이 출처를 남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6. 혹시나, 대중들의 눈높이나 기준에 맞춘 리뷰와 비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자기 주관을 갖고 영화 저널리즘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왜 다른 사람들, 그것도 저널리즘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사람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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