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늘 한 걸음씩 늦고, 누군가는 멀어지려 해도 가까워져 있으며, 또 누군가는 조금 앞서 나간다.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가족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온 듯 고르게 살아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걸어도 걸어도>의 가족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곳에 발을 딛고 있다. 누군가를 저마다의 이유로 잃은 수많은 가족들의 한 단면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이 방송사 입사 초기 한 선배에게 들었다는 말처럼, 단 한 사람을 위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 한 사람은 물론 바로 자신인데, 본인의 부모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생생히 영화 속 캐릭터에 녹여냄으로써 <걸어도 걸어도>가 보여주는 삶의 단면은 그 인생 전체를 들려주는 것보다 더 입체적이고 가까우며 사려 깊다. 가족들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서로의 빈자리와 간격을 둔 채 그저 걸음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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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돌아오지 못함을 알면서도
영화 <걸어도 걸어도>(2008)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 <걸어도 걸어도>(2008)의 각본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라는 문장을 마치 서문처럼 적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 『걷는 듯 천천히』(문학동네, 2015)에서 "작가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부자유스러움을 받아들이는 존재"라는 이야길 한다. 빈자리와 공백을 남겨둔 채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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