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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영화] 10월호 아홉 번째 글은 에세이 - '당신이 말을 멋지게 더듬길래'라는 제목으로 영화 <킹스 스피치>(2010)에 관해 썼다.
별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잘한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았고, 학교 다닐 때도 발표 같은 기회를 최대한 피해 다녔다. 말 대신 글로 숨었고, 혼자 책을 읽는 시간과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 있는 것은 편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혼자의 언어를 매만지고 생각하는 일이 좋았고, 고등학교에 접어들어 또래 친구들이 하나 둘 휴대전화를 쓰기 시작할 때도 전혀 탐내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에 오자 말을 해야만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인간관계를 어떻게 다져야 할지 몰라 무작정 학부 소모임에 쫓아다녔고 술을 마셨으며 PC방을 누볐다. ‘미니홈피’를 단장했다. 온라인 학교 커뮤니티를 비롯해 문자 언어로 누군가와 소통할 때는 편안했지만 정작 강의실에서, ‘MT’를 가서, 술자리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말을 잘, 잘 해야만 어른이 될 수 있겠다고 느끼지만 했지 ‘난 원래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이라고 자조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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