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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사랑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요청되는 사막이며, 그 사랑은 긴 시간을 거쳐 공들여 만들어져야 한다는 깨달음이, 그가 긴 편력 끝에 순진함을 지불하고 얻은 소득이었다." 이 말은, 선생님의 신간의 138쪽에서 담은 이 글은, 그의 번역으로 나온 [어린 왕자](열린책들, 2015)의 역자 해설에도 실려 있다. 유월은 그런 달이었다. 이미 읽은 문장에서 느낀 안전한 감정에 기댔고, 낯선 도전보다는 선생이라 느낄 만큼 신뢰하는 이의 텍스트에 기댔으며, 극장에서 만나는 신작보다 모르는 영화보다 안다고 여기는 영화에 빠져 들기를 희망했다. 읽은 시집을 다시 들고 다녔으며, 필사한 적이 있는 문장을 반복해서 꺼내곤 했다. 이는 좋아하는 것에 대한 탐독보다는, 더 이상은 불안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쪽에 가깝다. 새롭게 다가오는 기척들에 얼마간 회의와 무력감을 겪었기 때문이며, 내가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아도 그저 거기 있는 것이 새삼 평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익숙함에 안주하지는 않았고, 낯설지 않은 것에 고마움을 느껴야 했다. 칠월은 자의든 타의든 여러가지 계기로 새로운 텍스트와 낯선 세계를 많이 만나는 달이 될 예정이다. 칠월에는 낯선 것에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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