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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의 2월호 첫 번째 글은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되었나'라는 제목으로 영화 <버블 패밀리>(2017)에 관해 썼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한 딸은 학비를 내줄 수 없게 되었다는 부모의 말을 듣고 집을 나섰다. 아마도 연을 끊다시피 하고 살았을 것이다. 독립한 딸은 학자금대출을 받아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며 몇 해를 지냈다. 아무 날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어떤 하루. 길을 걷던 딸은 저만치 앞서가는 한 낯익은 남자를 보았다. 분명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기억하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왜지, 왜 없는 번호지? 남자를 따라갔다. 남자를 따라 종각역 플랫폼까지 갔다. 아버지였다. 아빠를 5년 만에 마주쳤다. 천만 명이 사는 부동산공화국 서울에서, 초라한 모습의 아빠와 철로 건너편에서 그를 지켜보는 딸.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비롯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버블 패밀리>(2017)는 감독 본인과 그 가족의 개인사를 따라가는 여정을 중심으로 1980년대 이후의 부동산 개발 열풍이 배경처럼 언급되는 작품이다. 한때 중산층, 잘 나가는 건설사 사장이었던 아빠와 사모님 소리를 듣던 엄마. 감독의 부모는 IMF 외환위기 이후 몰락한 이후 재기하지 못하고 아파트를 떠나온 월세 집에서 15년째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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