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이 이야기는 아주 평범하고 뻔해질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2007년부터 10년 동안의 이야기를 큰 변곡 없이 시간 순으로 차근차근 따라갔다면요. 그때는 주동우와 정백연이 아무리 좋은 연기를 했어도 결과물은 밋밋하게 다가왔을 거예요.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이자 흑백 시점에서 과거이자 컬러 시점을 회상하는 일이 같은 이야기를 다른 맥락으로 만듭니다. 단지 플래시백이 아니라 같은 호텔에 묵게 된 '린첸징'과 '팡샤오샤오'가 과거 주요 시점들을 떠올리며 “그때 내가 진짜 그렇게 말했었단 말이야?” 같은 식으로 지난 일을 상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짜여 있거든요.
게다가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낭만적으로 미화할 생각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놓쳤던 것은 무엇일까 반추하는 쪽에 가까워요. 서로가 서로에게 10년 전과는 같은 모습으로 함께 있을 수는 없다고, 시간의 경험으로 알아버렸기 때문일지요. 다만 앞서 서술한 것처럼 각자에게 혹은 상대를 향해, 질문(들)이 남습니다. 실제 일어난 일과 조금, 아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선택과 행동이 일어났더라면. ‘그날 그 때 그 지하철을 탔더라면’ 같은 사소한 일조차 돌아보게 된다는 건 그만큼 안타까움이 깃들어 있다는 뜻이겠지요.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7월호 열다섯 번째 글은 '주동우라는 모든 얼굴들과 나'(하)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2018)에 관해 썼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8월호 구독자 모집은 7월 31일 자정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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