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더 임파서블>에서는 ‘마리아’도, ‘헨리’도, 아이들에게 “우리 꼭 살아서 집에 갈 수 있어” 같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나도 잘 모르겠어.” “엄마도 무서워.”라고 말하는 쪽을 택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마도 그들 역시 재난 상황이 되면 아이들부터 먼저 구하겠다든지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든지 하는 심정이었을지 모르지만, (2004년 기준) 지금껏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거대한 파도가 모든 걸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는 아무리 부모이자 어른이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의 자신들을 ‘발견’하게 되었을 겁니다. 마치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하기 전 수없이 반복해서 보거나 흘렸을 비상시 대피 요령 같은 게 정작 실제 상황이 되면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요.
(...)
‘마리아’와 ‘루카스’가 얕은 물살을 헤쳐가며 올라갈 만한 높은 나무를 찾던 중, 낯선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습니다. 의사 출신인 ‘마리아’는 아이를 구하려고 하지만 ‘루카스’는 엄마를 지키기 위해 그것을 만류합니다. 결국 “저 아이가 네 동생일 수도 있잖아”라는 말에 함께 그 울음소리의 위치를 찾아 함께 움직이게 되지만요. 그러다 부상을 당한 엄마가 나무에 쉽게 올라갈 수 있도록 ‘루카스’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손과 어깨를 내어주기도 합니다. (...)
이메일 영화리뷰&에세이 연재 [1인분 영화] 9월호 두 번째 글은 '일상의 부재'(중)라는 제목으로 영화 <더 임파서블>(2012)에 관해 이어서 작성했다. 전문은 구독자 이메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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